보고서\보고서 0.1.세기 새 선언전 - Manifesto for 0.1 Century


SAI Gallery, Seoul
1998. 9 .17 - 26
 보고서\보고서 0.1.세기 새 선언전 - Manifesto for 0.1 Century



Festival_ GIHOEK <기획>전, 2020

확장 대행사 2 (擴張 代行社 The Agency and the Ecstasy)
일시: 2020. 8. 6 ~ 11. 20
장소: 경기도 및 서울의 여러 장소
작가: 조혜진구민자
후원경기문화재단
프로젝트 제목 ‘확장대행사 (擴張 代行社 The Agency and the Ecstasy)’ 실존주의적 모험을 담당하는 대행사(Agency) 여기서 다루는 비전과 열정(Ecstasy) 말한다
 프로젝트는 다문화이주민(특히 결혼 이주자) 문화 적용성에 대한 관심그리고 그들의 일상과 문화적 체험과의 상호 연관성을 다룬다. 참여 작가는 일상적 대상의 연구를 통해 다단의 레이어를 습득파악하며 각자의 방법론을 통해 작품화한다.
프로그램 1: 이주하는 서체  (조혜진) 다문화이민자의 손글씨를 수집하여 컴퓨터에 서사용이 가능한 새로운 글씨체를 제작한다대상자는 한국어를 학습하기에 그치지 않고본인의 삶과 연관된 한글 글씨체를 만들고 사용하며 적극적으로 하나의 체계에 한걸음들어서고체험자는  결과물을 체계 안에서 활용/체험하며 참여한다
프로그램 2: In the Food for Love (구민자참여자들은 모국 음식의 요리법을 오픈키친 형식으로 펼치고 각자의 다양한 배경. 역사와 경험을 공유한다.
Festival_ GIHOEK, 
curated by Juri Cho 조주리
July 10-18. 2020
CULTURE TANK(문화비축기지), Seoul



Soun-Gui Kim Studio 김순기 스튜디오

프랑스 파리에서 떨어진 교외 비엘메종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살며 작업하는 작가 김순기. 
스스로 "사막에 사는 이방인"과 같다고 말하는 작가 김순기의 공간을 소개합니다.



#김순기: 게으른 구름
2019. 8. 31 ~ 2020. 1. 2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SounguiKim: Lazy Clouds
31. Aug. 2019 ~ 27. Jan. 2020
MMCA Seoul 
https://www.facebook.com/mmcakorea/videos/500110350566413/UzpfSTEwMDAwMDY0MzgyNzI4ODoyNjU5NzM2NDg0MDU3Nzg2/

Science Show 과학쇼 in progress

시놉시스
이영준이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서의 라면에 대한 연구 발표를 할 세 명의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각 과학자는 행동 생태학자, 뇌과학자, 생화학자로 남성 집단에서 흔히 발견되는 집단 라면 섭식 행위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하여 발표한다. 연구 발표가 끝난 후에는 뮤즈S의 구성원인 임소연(행동생태학), 장하원(뇌과학), 김연화(생화학)가 과학 발표로서의 공연 예술연구에 대한 취지를 밝히고 토론을 한다.

제작: 뮤즈S, 김나영, 이영준
연출: 김나영
스크립트: 이영준. 임소연. 김연화. 장하원
미술: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등장 인물: 이영준, 임소연, 장하원, 김연화
코디네이터: 김하연


필요한 소품 및 장비: 책상 4, 의자 7, 빔프로젝트 1, 랩탑
조명: 평범함 흰조명 (보통 학회발표장과 같은 분위기 연출)
음향: 마이크 (사회자 및 과학자들이 발표할 때 사용)

Feb. 2012
Njp Art Center
Yongin

정서영의 작업에 대한 해석3

나는 2005년 암스테르담 시립 아카이브에서 KLM항공사의 역사에 대한 이미지들을 연구하고 있었다. 역사가 100년이 넘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항공사인 KLM은 절대로 외울 수 없는 Koninklijke Luchvaart Maatschappij라는 뜻인데 한국말로 하면 왕립 네덜란드 항공사라는 뜻이다. 암스테르담 시립 아카이브에는 KLM의 이미지들이 잘 정리돼 있어서 한달 내내 들여다 봐도 끝이 없을 정도였다. 그때 다는 암스테르담에서 한 시간 떨어진 우트렉트에서 방을 하나 얻어서 지내고 있었다. 생전 안 가본 영국이나 가보자고 생전 처음 짧은 일정으로 런던을 갔다 오기로 했다. 7월의 런던은 너무 더워서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어디에도 에어컨이란 것은 없었고 모든 건물과 버스의 창은 열리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영국사람들은 긴 팔 옷을 입고 태연히 생활하고 있었다. 유럽 제국들이 쳐들어간 식민지들이 하나 같이 더운 나라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더운 것을 좋아했던 것이다. 프랑스는 베트남을, 영국은 인도를, 포르투갈은 브라질을, 벨기에는 콩고를 쳐들어간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던 제자가 잡아준 호텔은 너무 싼 곳이라 에어컨이 없었고 방에는 허술한 열쇠만 있었다. 나갔다 들어와 보니 카메라 가방이 사라졌는데 마침 카메라 바디와 렌즈는 둘 다 고장나 있었기에 그 도둑은 낭패라고 쌍욕을 했을 것이다. 문제는 우트렉트에 있는 숙소의 열쇠까지 같이 도둑맞은 것이다. 그 점이 제일 난감했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우트렉트에 돌아온 것은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한 밤 중에 사람들을 깨우기는 미안했지만 문을 두드려 현관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결코 좋지 않았다. 전화번호를 찾아서 열쇠 따는 사람을 불러다가 문을 따기는 했는데 무려 100유로를 받는 것이었다. 방문을 너무 쉽게 땄기 때문에 좀 깎아달라고 했으나 그는 한밤중에 열쇠 따준게 어디냐며 한 푼도 깎아주지 않았다.
정서영의 <검붉은색, 그것> (2020, 철에 도색, 왁스종이, 스테인레스 철사)은 절대로 다시는 열쇠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왁스를 입힌 종이봉투에 꼭꼭 넣어놨다. 그리고 열쇠를 훔쳐가는 사람은 교수형에 처해버리겠다는 듯이 그 봉투를 검붉은색의 철제 프레임에 철사로 매달아놨다. 검붉은색이라고 하니까 말라붙은 피떡이 연상되지만 이 작업의 색깔은 버건디, 즉 진한 와인색에 가깝다. 그것은 신뢰의 색이다. 붉은색 자체는 불, 위험, 피, 정열 등 온갖 위험하고 아찔한 것들을 표상하지만 버건디는 검은 색과 섞어 무겁게 만들어 놨기 때문에 불과 위험과 피와 정열의 부정적인 기운은 착 가라앉아서 잘 활용하면 거꾸로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버건디는 공무원들이 잘 안 쓰는 색이다. 동사무소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어떤 관청에서도 봉투나 표지판 등에 버건디색을 쓴 곳은 절대로 없다. 왜냐면 버건디는 신뢰의 색이니까. 그래서 이 열쇠는 절대로 잃어버릴 수가 없다. 열쇠는 독일어로 Schlüssel인데 닫는다를 뜻하는 동사 schließen과 어원이 통한다고 하이데거가 말했던 것 같다. 한국말로는 열어준다고 해서 열쇠지만 독일사람들은 열쇠를 닫음쇠로 생각한 것이다. 이 열쇠는 왁스를 입힌 봉투에 넣어둔 덕에 절대로 녹이 슬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열쇠는 스테인레스 스틸이나 황동 같이 녹이 잘 안 스는 재료로 만들어져 있긴 하지만 열쇠로 이어져 있는 인간관계는 쉽게 녹이 슬 수 있으니 왁스로 습기의 침투를 막는 것은 매우 지혜로운 방법이다. 또한 왁스의 기름기 덕에 열쇠는 항상 윤활이 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오래 닫아둔 문을 열 때 쉽게 열릴 것이다. 그것은 열쇠를 쓸 때 확률론에 의거해야 하는 피로를 덜어준다. 다시 우트렉트 얘기로 돌아가자면, 앞서 그 집의 열쇠를 받아서 처음 열고 들어가려는데 아무리 넣고 돌려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 집 주인은 이 열쇠로 무수히 문을 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열쇠가 딱 맞아서 문이 열리는 특정한 각도가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못 찾아낸 것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온갖 시도를 하여 가까스로 열 수가 있었다. ‘어딘가에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문을 열게 한 것이다. 그때 만약 그 열쇠의 주인이 정서영이 했듯이 열쇠를 왁스 봉투에 보관했더라면 나는 문을 훨씬 쉽게 열 수 있었을 것이다. 정서영의 작업은 물질로 말 한다. 물질은 물질 끼리 통하기 때문에 생각이나 관념과 상관 없이 시공간을 가로질러 2020년의 열쇠가 2005년의 열쇠와 만날 수 있었다.

In the Food for Love_Gu Minja 종합세트 Comprehensive Kit Photo Shooting




Photos by Minja Gu

June 2020

Seojong 

급속냉각하듯…보이지 않는 걸 조각하려는 욕망

정서영 개인전과 전소정 개인전의 공통점숨쉬는 공기를 연장으로 두드린다니. 이런 놀라운 생각을 한 조각가가 있다. 정서영(56). 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대 미술판에 뛰어든 그를 세상은 ‘X세대’라 불렀다. 그를 비롯해 박이소, 이불, 최정화 등 풋풋한 30대 작가들은 당시 주류 모더니즘 회화(단색화)와 민중미술의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술 언어를 모색했다. 서울대 조소과 출신의 정서영도 흙, 청동, 돌 같은 전통적 조각 재료를 집어 던지고 스티로폼, 합판 등 일상의 사물을 조각의 재료로 끌어안았다. 그런 신선함이 인정받아 2003년 황인기, 박이소와 함께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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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공기를 두드려서’라는 화두를 들고 4년 만에 국내 개인전을 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하는 동명의 개인전에서다. 전시는 제목이 시사하듯 보이지 않은 것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한다. 정확하게는 조각화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흰색 좌대와 그 위에 둔 A4용지처럼 얇은 도자기판. 거기엔 학교 다닐 때 자를 사용해 표어 글씨를 쓴 듯한 흔적이 있다. ‘우주로 날아갈 때는 코를 빼놓고 간다’. 수수께끼 같은 문장은 몇 년 전 DMZ에서 열렸던 미술프로젝트에서 참여했던 경험을 담은 것이다. 자로 쓴 문장은 잉크가 번져 얼룩져있는데, 당시 몸이 불편해 자에 의지해 글씨를 썼던 작가의 기억이 배어있다. 섬광처럼 사라지는 찰나의 과거를 급속냉각시켜 보존할 수 없을까. 작가는 글씨가 적힌 A4용지를 도자기 형태로 구워 좌대 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도자기의 단단하면서 매끄러운 표면에는 추억조차 고체처럼 만들어 영구화시키는 힘이 있다.
정서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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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대가 도열해 있는 너머에는 합판으로 만든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안에는 ‘피, 살, 뼈’를 뜻하는 영어 단어 ‘BLOODFLESHBONE'이라는 글자가 투박하게 조각되어 있다. 그는 작가 노트에 뭔가를 끄적거리는 습성이 있는데, 어느 날 이 단어가 눈에 띄었던 것이다. 언어는 회화보다 선명하고 직설적이다. 작가는 단어를 흙이나 청동 같은 조각의 재료로 다루고 싶었다. “세 단어가 가진 강도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말이 조각의 몸을 가지고 자신의 존재를 뾰족하게 드러내는 상태 말이에요. 그런 목적이라면 안내판 형태가 나을 거로 생각했어요. 이정표를 들여다보듯, 사람들은 안내판 위의 글을 집중해서 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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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영 작, '피, 살, 뼈'. 2019년 작, 나무작가에겐 그렇게 문득 눈에 띄는 사물이 많다. 사람의 뇌처럼 쪼글쪼글한 호두의 형태가 재밌어 오랫동안 들여다본 작가는 자신이 느낀 흥미를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작가는 호두를 조각처럼 캐스팅한 뒤, 조립 모형 로봇처럼 인공적인 느낌의 초록색을 색칠했다. 그렇게 플라스틱 느낌이 나는 호두를 조각해서는 더 눈에 띄게 하고 싶어 장식장 안에 넣었다. 심지어 호두에 반한 그 순간에 대해 명상해보라는 듯 동영상으로 만들었다. 동영상 속에는 호두 하나가 오롯이 노출되는데, 하잘것없는 호두는 그렇게 유아독존 숭배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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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영 작, <호두>, 2020년 작, 폴리우레탄, 나무, 유리, 페인트.독일에서 유학한 뒤 처음 그가 선보인 작업은 일상의 물건을 엉뚱하게 배치함으로써 생기는 조각적 아름다움이다. 의자 위에 나무 막대기를 세운 뒤 천을 걸치는 식이다. 맥락이 닿지 않은 그 조합이 의외로 발산하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그는 예술이라 호명했다. 이번 작업도 그가 늘 질문했던 조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새로 찾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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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정 작가정서영의 한참 후배인 30대 전소정(38) 작가의 신작 역시 보이지 않은 것을 급속 냉각하듯 조각화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역시 서울대 조소과를 나온 전소정은 지금까지 영상 매체를 주로 했다. 그러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 기념전인 ‘새로운 상점’전에서 전공인 조각으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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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정 작, <조직, 무릎>, 2020년 작, 플라스틱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전시에서는 상점의 진열장처럼 구조물을 설치한 뒤 신작 조각품을 진열했다. 커다란 얼음 조각 안에 푸른색 보석이 들어있는 것 같은 작품이다. 안을 들여다보면 제조 일자까지 선명한 초록 페트병 등 폐플라스틱이 들어있다. 소비 만능의 끝에 일어나는 환경재앙을 그는 이토록 고혹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전소정의 개인전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다. 두 전시 모두 7월 5일까지.

국민일보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2020.06.12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331057?fbclid=IwAR0wfBAgs1JskvT3n_nemlXDH7GMVJ-0s9jRnKBcgwZ_6_gG62Adhgclu4E

예술의 세계화, 그 환영과 실체

컨템포러리 아트 저널CONTEMPORARY ART JOURNAL2013년 가을 / 15호 Autumn 2013 Vol. 15

발행인_김경희 || 편집인_심상용 || 편집장_정형탁 || 잡지(계간) || 210×287mm, 128쪽 || 2013년 11월 10일 발행 || ISSN: 2092-8610 || 10,000원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을 갖게 되었을 당시 우리는 그곳이 한국미술 세계화의 거점이 되리라는 기대와 한국의 문화적 역량에 모두 감격스러워 했었다. 2000년대 중반 세계미술시장의 호황과 함께 한국작가의 작업들도 호가를 달리자 한국미술이 금방이라도 세계적인, 국제적인 입지를 가질 듯 흥분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를 한국미술의 국제화 거점"으로 삼자는 미술계 인사의 주장은 반복되고 문화에 대한 국가적 비전은 여전히 세계화이다. 

문제제기는 관례적이고 슬로건은 상투적이다. 그럼에도 왜 또 문제와 비전이 제기되는가? 간단하고 당연한 이유는 한국미술의 세계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입장을 취하던 거의 모든 세계화 논자들이 동의하는 세계화 논의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시공간에 대한 경험의 질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전 지구가 연결되었다고 여겨지자 상품도 재화도, 사람도 그리고 문화와 유행도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다. 네트워크는 소유와 독점을 낡은 것으로 만들었고, 집단지성의 출현을 목격케 했고 시공의 한계를 사라지게 했다. 국경은 민주화되었고 영토적 권력의 중심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국경을 넘었듯이 문화와 예술은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그 이동의 효율성을 증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흐름과 문화변동이 무한히 자유롭고 자율적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화는 단순히 세계를 연결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주권 정치와 자본주의를 재구성함으로써 세계질서에 변화를 가져왔다. 근본적으로 경계나 한계를 갖지 않는 세계는 더 견고하고 효과적인 지배 장치를 등장시켰고, 세계통합을 위한 장치들은 전 세계의 교환과 교류를 더욱 효과적으로 규제하며, 일상과 감정까지 파고든다. 그 결과 경제와 정치, 문화는 점점 더 서로 중첩되고 뒤섞여 문화와 예술의 자생성과 자율성은 점점 더 희박해 진다. 그러니 국가는, 미술관은, 기업은, 상업화랑은 힘 모아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기획'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문화산업의 하나로서 K-Pop이 거둔 성과를 폄훼하려는 의도 없이,'K-'브랜드가 씁쓸한 이유는 이 브랜드를 통해 드러나는 국가의문화적 비전이 너무 협소하고 명백하다는 것이다. 2012년 카셀도큐멘타13에 한국 작가 3명이 초대되자 한국의 미디어와 미술계는 1992년 이후 20년만의 초대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카셀도큐멘타는 '가장 권위 있는' 미술행사이므로 20년만의 이 초대에 기꺼이 감사해했다. 반면 올해의 베니스비엔날레 감독이 광주에서의 연을 뒤로 하고 한국작가를 베니스 전시에 하나도 부르지 않은 것은 함께 분개해 했다. 그런데 한국미술 세계화의 과제를 그들의 인정도장으로 완수할 수 있을까? 
Special Feature : 예술의 세계, 그 환영과 실체세계화는 예술(가)에게 무엇을 요청하는가_문강형준세 개의 이야기로 읽기, 세계미술의 종착역_심상용-인터뷰_구민자, 박은선, 안데스 아프리카, 국경 없는 예술가들_세브린 코조 그랑보라틴 아메리카 미술과 글로벌 미술세계_호아킨 바리앤도스세계무대 위의 영국의 젊은 미술 yBa_줄리안 스탈라브라스점거 이후_유크 후이또 다른 슈퍼 파워의 등장_박준규미술관 세계화, '교류'와 '진출'의 기묘한 조합_김혜인-한국 현대미술, 해외 진출의 역사_김달진 
컨템포러리아트 저널의 이번 특집은 "예술의 세계화, 환영과 실체"다. 드라마,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등 국가적 차원에서 외치는 'K-Pop'의 물결에 미술 분야도 예외없이 "세계화"의 파고가 닥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1월 12일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한국 미술의 세계화 및 세계문화의 다양성증진에 기여하는 국가적 비전"을 세웠다. 또 지난 8월 9일에는 광주비엔날레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시각예술 세계화 및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미술의 세계화 혹은 세계화 문맥에서의 한국미술에 대한 이해를 위한 토론은 아카데믹한 학회, 문화재단의 공청회, 지방의 예술행사에서도 열린다. 
www.cajournal.co.kr 

PICK ME : 재료사용법

기간/ 2019.10.08(화) ~ 2020.02.02(일)
장소/ 경기도미술관 상설교육전시실

이중섭, 민정기, 박능생, 이태수, 홍영인, 피터 핼리, 이영섭, 정현, 정서영, 정광호, 윤정희, 배종헌, 이재이, 함경아, 윤정원, 강호연, 김준, 강보라, 신미경, 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 콘크리에이트랩, 제로랩

현대미술에서 사용되는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기술의 변화와 발전으로 작가들이 사용하는재료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적인 재료에서부터 일상의 물건들이 미술의 재료가 되고 있다. 재료의 사용은 작가의 발견과 선택이다.
인류는 표현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을 하고 또 자신의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표현에 대한 이러한 욕구가 바로 예술행위를 자극하며 예술가는 재료, 색상, 언어, 몸짓 혹은 소리를 사용하여 생각을 전달한다.
고고학자들은 최초의 선사시대 암각화가 제작된 시기를 15,000년 혹은 16,000년 전으로 추정한다. 구석기인들은 동굴의 암벽에 동물들의 모습을 긁어내고, 칠하고, 조각했다. 이것이 인류 최초의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다. 구석기인들도 자신의 생각과 기원을 표현하기 위해 재료를 발견하고 선택하여 사용한 것이다. 이처럼 인류는 표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재료를 발견하여 선택하고 있다.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재료를 살펴보는 것은 작품을 새롭게 감상하는 즐거운 방법일 수 있다.

2019년 경기도미술관 상설교육전시 ‘PICK ME : 재료사용법’에서는 ‘재료는 어떻게 선택되었을까요?’와 ‘이것도 미술의 재료가 될 수 있나요?’라는 두 가지 질문을 현대미술 작가와 작품에게 물어본다.
재료는 미술품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작품이 어떻게 보일지, 작품으로 무엇을 표현할지, 작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선택되고, 사용방식도 달라진다. 어떠한 재료도 다른 재료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하지는 않다. 각자가 의미 있는 발견과 이유 있는 선택에 의해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70년대까지는 물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엄적인 재료가 주를 이루었다면, 80년대 이후에는 미디어적 특성을 가진 재료들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미디어로서의 재료의 확장성과 미디엄으로서의 재료의 재구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시대 미술에서는 혼합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들이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혼합재료는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하나의 미술 형식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현대미술 작품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금부터 우리는 전통의 것부터 현대의 것까지 재료의 발견과 선택을 작품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작가들이 펼쳐 보이는 재료의 다채로운 향연을 만끽하며 작품을 감상하면서, 재료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선택이 이루어지는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베리 코리안 콤푸렉스 Very Korean Complex

스크리닝 & 토크
2020년 6월 13일 (토) 오후 3–6시
아트선재센터 artsonje_center


아트선재센터는  옴니버스 영화 <베리코리안 콤푸렉스 Very Korean complex>(2005)를 재상영합니다. 상영 후에는 영화 제작에 참여한 이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이어집니다.

<베리코리안 콤푸렉스>(2005)는 8가지 영상의 옴니버스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영상을 만든 8명의 감독 성기완, 임승률, 권병준, 김지양, 서상영, 최빛나, 김홍석, 김성호는 영화의 제목이 암시하듯 한국이라는 지역에서 한국인이라는 집단무의식의 감정적 관념, 집단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욕망이나 기억, 그리고 억압된 불쾌한 생각들을 자신들만의 방법과 상징적 기호로 영상화한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홍석은 영화에 대한 전문적 경험이 전무한 감독들에게 차례에 따라 바로 직전의 스크립트만을 보고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했다. 그 의도와 같이 ‘전체의 맥락을 볼 수 없어, 바로 코 앞의 현실만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한국인의 자발적 운명’처럼 전체의 이야기는 매우 단편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감독들이 영상이 완성된 후에야 전체의 이야기를 알게 된 것처럼 이 영상은 계획할 수 없는 인생을 표현한다. 이 프로젝트는 90년대 ‘세계화’를 통해 큰 변화를 겪게 된 개인들의 혼란과 불안에 대한 단상이자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근대적 태도를 고수하는 사람들이 갖는 공포와 방황에 대한 에세이이다.

*코로나19 예방에 따른 거리 두기 조치로 50명에 한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김지양, 서상영, 김성호 감독의 작품은 상영되지 않습니다.
*상영 종료 후 아티스트 토크(김홍석, 이영준, 최빛나, 성기완, 권병준)가 이어서 진행됩니다.

성기완_즐거운 나의 집/후진_각본, 감독, 음악_성기완 / 출연_방준석_최교식_강진민_김무정    오현철 임승률_오! 마이 갓_각본, 감독_임승률 / 출연_최교식_최지혜 외
권병준_영화찍으러 가요_각본, 감독_권병준 / 출연_방준석_최교식_강진민_김무정_오현철
김지양_젊음과 죽음_각본, 감독_김지양 / 출연_서한얼_강진민
서상영_POST_각본, 감독_서상영 / 출연_이종혁_최교식_이지은 외 
최빛나_맛과 멋 Tastes Tell_각본, 감독_최빛나 / 출연_이영준_최정화_최영래_이종혁 외
김홍석_와일드 코리아 Wild Korea_각본, 감독_김홍석 / 출연_이기돈_방준석_강진민_이영준 외 
김성호_리사이클드 포에버 recycled forever_각본, 감독_김성호 / 출연_김홍석_성기완_임승률_최교식_이기돈_강진민_이종혁_권병준_최빛나_서상영_김지양 외 

예술인 8명의 작품 8편 모아 ‘베리 코리안 콤푸렉스’ 시사회
<베리 코리안 데이즈>라는 가칭으로 크랭크인 했던(<한겨레> 6월23일치 32면 참조) 8명 예술가들의 영화 <베리 코리안 콤푸렉스>가 27일 시사회를 열었다.<베리 코리안 콤푸렉스>는 분야를 막론한 8명의 예술인들이 작업한 8편의 실험적인 단편을 이어 만든 100분짜리 장편 영화다.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더 성기완의 <즐거운 나의 집/후진>, 설치미술가 임승률의 <오! 마이 갓>, 삐삐롱스타킹과 원더버드의 보컬 권병준의 <영화찍으러 가요>, 패션 사진작가 김지양의 <젊음과 죽음>, 패션 디자이너 서상영의 <포스트(POST)>, 미학자 최빛나의 <맛과 멋>, 설치미술가 김홍석의 <와일드 코리아>, 영화감독 김성호의 <리사이클드 포에버>가 릴레이로 상영된다. 8명의 감독이 한 편의 영화를 위해 릴레이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다는 점에서 옴니버스 영화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8명의 감독들이 각각 바로 전에 작업한 감독의 시나리오만 본 상태에서 자신의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연결고리는 희미하다. 그래서 게이 커플의 섹스와 여고생 미혼모의 출산 이야기에서 시작한 영화(<즐거운 나의 집/ 후진>)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 익명성, 아이덴티티의 문제(<포스트>)를 거쳐, 개인의 총기 소지와 사용이 법적으로 인정된 1997년 가상의 대한민국(<와일드 코리아>)까지 뻗어나간다.

이 작업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일단 “각각의 개성을 살리고 각 장르의 독특한 면을 부각시켜 기존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는 자평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에 있어서는 비전문적인 예술가들이 참여한 작업인 탓에, 영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거칠고 서툴 수밖에 없다. 또 영화들 사이의 관련성이 희박하고, 개별 연출자의 독립적인 작업이 보장된 만큼 각 편마다 완성도의 편차도 크다. 영화적인 측면을 떠나 장르 간의 크로스오버라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도 있지만, 예술가 혹은 장르별 개성이 부각되지 못한 작품들도 있다. 2006. 1월9~11일 광화문 아트 큐브 개봉.
2005-12-28 전정윤 기자

Unformed

가인갤러리 Gain Gallery, Seoul
1997. 9. 1 - 8
정서영, 김범, 김주현, 박은선
김주현, 무제, 1997 함석, 철 / 정서영, 무제, 1992, 철, 자동차기름, 국자  / 박은선, 공간-확산-기둥, 대리석, 철, 1997

김범,  Strawberry Tribe 딸기 부족, 1995, 캔버스에 먹, 성냥개비

근대성의 새발견 modernity and technology 모단 떼끄놀로지는 작동중

2013년 문화역서울 284 기획展3  

2013_1123 ▶ 2013_1231 /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강홍구ANG Hon Goo_권혜원KWON Hye Won_금혜원KEUM Hye Won 권용철 KWON Yong Chu_강정윤 KANG Jeon_김상균_김수영KIM Su Young 나점수 NA Jeom Soo_디자이너스파티Designersparty_배동학BAE Dong Hak 배윤호+허성범BAE Yoon Ho+HEO Sang Bum_안성석AHN Sung Seok 우주+림희영U_Joo+LIM Hee Young_유화수YOO Hwa Soo_이광기LEE Kwang Kee 이문호LEE Moon Ho_영섭KIM Young Sup_이배경LEE Bei Kyoung_이완LEE Wan 정직성JEONG Zik Seong_조병훈CHO Byung Hoon_조춘만JO Choon Man 차혜림CHA Hye Lim_최중원CHOI Jung Won_홍승표HONG Seung Pyo
총괄기획 / 민병직
큐레이터 / 정혜윤_최지혜_신고운(홍보)

문화역서울 284 CULTURE STATION SEOUL 284 

이번 전시의 출발은 전시가 개최될 바로 이곳, 문화역서울 284(구서울역사)이다. 문화역서울 284의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서있는 곳을 돌이켜보는 전시인 셈이다. 서울역이 가진 장소적 맥락인 근대성의 묘한 이미지로부터 이번 전시는 비롯되었다. 1925년 완공된 경성역은 일제 식민지 제국주의의 첨병이자 서구화된 외래문명의 대표적인 건물로 당시 한국의 가장 첨단 근대문명과 문화적 파장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었다. 1920~30년대의 가장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작동한 공간이었던 것이다. 서양식 건축문화를 일본식으로 다시 적용한 건물 자체도 그렇지만, 역사 내부의 각종 신식 공간들, 예를 들어 끽다점과 양식당 등은 당시 유행의 첨단을 달리고자 했던 고급문화의 온상들이었고 열차의 작동 자체도 당시의 뭇사람들과 근대의 속도감과 기술문명의 찬탄을 주기에 충분한 공간적 매력을 더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서구문명의 영향을 받았던 당대 지식인들에게 서울역은 각별한 장소적 감성을 전한 공간이기도 했다. 전쟁을 전후로 하여 서울역으로 개칭한 서울역은 다시 1960, 1970년대 한국 근대화의 또 다른 이미지로 작동한다. 한국 근대화의 심장부 같은 산업화의 상징들이 그런 역할이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전시에서 말하는 근대성은 1920,30년대 그리고 1960,70년대의 두 시기적 축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도 하다. 두 시기 모두 그 색다른 문화적 파장과 빛깔과 함께 한 만큼 눈여겨볼만한 시대적 두께를 지닌다. 화려한 서구의 문명을 힘겹게 받아들여야 했던 전자의 모던 시기나 전후 힘든 근대화의 노력 속에서 힘겨운 사회발전을 이루어야 했던 후자의 이른바 '새마을 한' 시대는 한국사에서 남다른 시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구의 근대화를 한국적인 근대성으로 숙성시켜야 했던 힘겹기만 시절이었던 동시에 근대화와 산업화가 서로 경쟁을 하듯 속도를 내면서 오늘날의 한국의 기적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 힘찬 동력의 한 복판에 이들 시기가 고스란히 놓여 있었던 것이고 이 두 시기를 가로지는 것이 있다면 그 시기를 열심히 서울역의 기차가 내달렸다는 점이다. 1990년대 KTX가 생기고, 구서울역사가 문화재가 되고 다시 문화역서울 284가 되기 전까지의 이곳 구서울역은 우리의 부지런하고 발 빠른 근대화, 그 힘겨운 속도의 대표적 이미지였고 이번 전시는 이러한 서울역이 가진 역사적인 장소성의 맥락과 근대화의 동력, 테크놀로지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와 결부된 시대적인 접근이나 혹은 연대기적 구분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근대'의 새발견이 아니라 '근대성'의 새발견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재연하고 재현하는 박물관식 전시는 동시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이미 서울역사 자체가 근대성 자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근대 전시'가 아니라 근대성을 다루는 '동시대적인' 전시이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전시의 핵심적 키워드는 부제에 있는 '테크놀로지'라는 개념에 숨어 있다. 앞서 말한 서울역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이 우리의 근대 시기에 차지하는 위상과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놀라게 했던 역할들 말이다. 이번 전시는 그 핵심 개념이 바로 근대성의 테크놀로지라 설정한다. 그리고 이를 조금 더 확장하여 이른바 근대성을 구현했던 테크놀로지는 무엇이며, 그 테크놀로지는 어떻게, 지금까지 구동하는가에 무게중심을 두고자 한다. 지금에서 보자면 많은 것들이 변하고 달라지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자면 이러한 근대 테크놀로지 작동의 많은 부분들이 지금, 동시대에도 여전히 관통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시대를 지속적으로 작동케 하는 '근대성의 테크놀로지'를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목적이다. 그리고 그 결론은 우리에게 여전히 가까운 시대인 근대(近代), 그리고 그 테크놀로지는 여러 가지 방식이긴 하지만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데 있다. 마치 지금 서울역 주변의 풍경들이 근대를 비롯하여, 현대, 동시대의 여러 풍경이 중첩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포스트모던이건, 유동하는 근대이건, 액체근대이건 혹은 얼트 모던이건, 근대는 아직도 좀처럼 우리를 벗어나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어떤 배경이다. 그리고 그러한 질문들을 첨단 도시 서울의 한복판, KTX와 롯데마트와 온갖 일시적인 일상의 여행객과 노숙자가 함께 하고 있는 이곳 구서울역사에서 되물어 보고자하기에 각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나 싶다. 그런 이유로 이번 전시는 근대라는 화두를 갖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갖가지 시간성과 공간성이 교차하는 동시대의 시공간성에 탐구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현재적인 의미에서 서울역이 상기하는 것, 곧 근대의 기억을 갖고 있는 곳이지만 동시에 현재의 시간대 속에서 다른 공간성으로 존재하는 서울역을 화두로 해서, 근대성이 우리에게 의미하고자 하는 바를 역사적인 서술이 아닌 현재의 시점에서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달리는 저 열차의 엔진처럼 지나간 과거도 현재에 부단히 이어져, 미래를 향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성과 테크놀로지 ● 우리가 기억하는 근대의 테크놀로지는 대게는 산업, 기계 테크놀로지이다. 열역학과 증기기관, 혹은 콘크리트와 철문명이 상기하는 저 견고한 산업, 기계 문명, 테크놀로지말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말하는 테크놀로지는 좀 더 넓은 외연과 연결을 갖는다. 테크놀로지, 쉽게 말해 재주, 솜씨, 기예는 비단 산업과 기계문명에만 해당되는 개념이 아닐뿐더러 일상과 삶 전반에서 작동하는 개념들이다. 이를테면 '연애술'처럼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본의 아니게 익혀야하고, 수행해야 하는 전반적인 기술들을 포괄하는 것이다. 어떻게 본다면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많은 작품들이 미술(美術)이나 예술(藝術)인 것처럼 말이다. 사실, 예술 곧 art는 라틴어(ars)에서 유래한 말이고, 희랍어인 테크네를 번역한 말이다. 테크놀로지의 어원이 되는 테크네는 법칙에 입각한 합리적 제작 활동 전반을 의미했고, 로마와 중세, 심지어 근대까지도 넓은 의미의 솜씨, 즉 물품, 가옥, 배, 침대, 옷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솜씨뿐 아니라 군대를 통솔하고 토지를 측량하고 심지어 청중을 사로잡는 웅변술까지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런 온갖 잡다한 기술, 솜씨가 '아트'로 지칭되어, 건축가, 도공, 기하학자, 전략가, 양복 재단사, 변론가등의 아트로, 곧 솜씨란 의미에서의 아트로 불리게 되었던 것이다. 비범한 삶의 지혜와 숙련된 기술로 무장한 생활의 달인들이 오늘날 예술가들로 주목받는 것처럼 말이다. 솜씨란 어떤 규칙들에 대한 지식에서 발화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규칙의 개념이 예술의 개념과 정의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미 진작부터 테크놀로지는 넓은 의미의 용처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에서 말하는 테크놀로지는 넓은 의미로 확장된다. 근대가 발견하고 발전시켰던 산업기계 테크놀로지를 비롯하여(기계술), 근대의 시각적 인식론인 풍경술, 근대의 관광여가술, 철도술, 소리술, 시간-공간술, 관광여가술, 인물술 등 온갖 잡다한 기술들을 주목한다. 그리고 그러한 근대의 기술들이 현재에까지 어떻게 지속되고, 혹은 비판, 변용되어 다르게 존속되어 있는지를 물어볼 것이다. 근대가 만들어낸 이러한 기술들은 오늘날에도 수직수평술, 구조건출숙, 공간술 등의 형태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물론 많은 영역에서 근대의 핵심적인 기술들을 비약적으로 뛰어넘는 새로운 동시대 테크놀로지가 작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대가 움직이는 방식은 단일한 흐름은 아닐뿐더러, 전근대와 근대, 현대, 동시대가 이질적으로 상호공존하고 있음을 이번 전시는 새삼 주목한다. 특히나 사회의 주류 영역이 아닌 곳들, 일상의 미시영역이나 소소한 삶의 영역에서는 이러한 근대적인 테크놀로지의 작동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예술의 영역의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이러한 비전일적인, 비동시적인 시대적인 작동, 감성이 발휘되고 영향을 끼치는 효과들을 주목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근대는 여전히 넓은 영역이기에 이번 전시의 경우 전시의 출발이 된 서울역의 장소적 맥락을 거점으로 삼아 근대의 테크놀로지 구동을 포착할 생각이다. 서울역이 가진 건축적인 면모들, 기계적인 작동의 속성들, 서울의 주요 풍경으로서의 서울역의 작동방식, 근대관광, 여가의 거점으로서의 서울역 등, 막연한 근대의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서울역을 기점으로 한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작동을 탐문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의 최대 목적은 이 공간, 곧 서울역 자체를 전시의 주요 무대, 오브제, 작품으로 등장시키려는데 있다. 서울역이야 말로 전시의 주제인 근대의 테크놀로지 작동 자체이니 말이다. 서울역을 전시의 중심화두로 삼아 근대성의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작동과 현재에도 지속되는 면모들을 검토하는 것이 이번 전시가 말하는 새발견의 면모들이다.
기차가 다니지 않은 현재의 (구)서울역사는 각기 다른 용도로 사용된, 기억이 있는 방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들 방들은 기차 역사가 단순히 기차를 타는 곳만이 아닌 과거에도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흥미롭게 반증한다. 그리고 문화역서울 284로 변모한 이 시점에도 그 오래된 근대의 기억은 여전히 스멀스멀 작동하고 있다. 중앙홀, 3등대합실, 1,2등 대합실, 부인실, 역장실, 귀빈예비실, 귀빈실, 서측복도, 그릴 등 각각의 공간은 과거를 복원한 기억들과 현재의 문화공간이라는 이중적 설정으로, 엄밀히 말해 과거도 현재도 아닌 그 무엇으로 자리하고 있다. 아니, 현재이자 과거로 자리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마치 이번 전시가 동시대의 작업으로 과거를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구서울역사가 복원 과정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영화로운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장소적 맥락 속에서 묘한 이미지로 현존하기에 이런 불균등한 시간성, 공간성의 느낌을 증폭된다. 이번 전시는 이렇듯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공의 층위를 넘나드는 설정 속에서 진행되며 각각의 공간이 갖는 역사적 흔적을 참고한 공간 설정과 각각의 방마다 설정된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작명과 배치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흥미로운 이해를 더할 생각이다. 1층의 중앙홀을 질서, 균형술로 기준점으로 삼아 3등 대합실의 기계술, 1,2등 대합실의 근대-이미지+철도술, 부인대합실의 근대-관광,여가술, 역장실의 근대-소리술, 귀빈예비실의 서울역-시간공간술, 귀빈실의 근대-인물술, 서측복도의 근대-공간,풍경술, 그리고 2층 그릴의 수직+수평술과 사이공간을 활용한 구조+건축술, 근대-기록술 등 근대가 작동시킨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그러한 기술들이 오늘날 현대미술 속에서 어떻게 구동되고 있는지를 관람객들과 조우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설정을 유지하되, 연관된, 혹은 상반된 작업의 배치로 어떤 구동을 만들 수 있도록, 방 구조를 잇는 사이 공간의 활용을 통한 리드미컬한 배치와 움직임도 얼마간 고려했다.
더 넓은 근대를 향하여 ● 우리에게 근대는 기억으로 지속되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를 통해 확장해야 할 근대이니만큼, 이에 대한 가치평가가 상반되는 작업의 배치를 통해 확장된 근대로서의 의미를 구현하는 데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다양한 근대적 기술들이 펼쳐지도록 함으로써 전시 자체가 커다른 근대성의 장치(assemblage)로 기능하도록 했다. 근대성의 테크놀로지의 구동이라는 문제의식 하에 서로 다른 기술들과 효과들이 얼기설기 모여 (불협)화음을 내는 그런 매커니즘을 꿈꾸는 것이다. 사실, 이번 전시에서 근대성의 문제를 테크놀로지로 풀려 했던 기본 동기도 대중공간으로서 거듭나고 있는 문화역서울 284의 현재적 상황과도 연동된다. 첨단 테크놀로지가 창궐하는 이 시기에도 일반인들에 근대의 기계적 기술은 여전히 감탄과 찬사의 대상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설령 우리가 그 고마움을 모를지라도 근대의 테크놀로지는 지금 시대의 중요한 삶의 기반이다. 근대의 테크놀로지가 당대의 사람들에게 감성적 놀라움의 대상이었듯이 근대성을 구동하게 하는 많은 테크놀로지들이 첨단 현대에서 여전히 구동되는 이 시대 또한 이에 대한 기대 혹은 기억들 또한 여전하기 마련이다. 놀라움이거나 신기함, 혹은 낯설거나 오래된 기억 같은 감성들이 그런 것들일 수 있겠다. 테크놀로지의 핵심이 재주와 솜씨를 통한 편리함, 능률, 경제적 이점에 더해 여러 가지 (감성적인) 효과에 있다면 응당 우리가 이번 전시에서 꿈꾸는 점도 이러한 감성적인 작동, 인식적인 전환일 것이다. 새발견은 사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새삼'에 가깝다할 정도로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을 조금은 비틀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넘어서고 그 영역을 더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좁은 의미의 근대가 아닌, 더 많은 생명력과 확장력을 가진 넓은 근대를 그려볼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런 면에서 근대의 기술문명에 대한 오래된 속된 믿음들, 곧 단선적인 기술진보에 대한 신화라든가 경직된 합리성, 계산가능성, 이성에 대한 문제의식도 함께 한다. 굳이 포스트모던을 운위하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면에서 오래된 근대에 대한 굳건한 신화들을 문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 역시 단순히 근대의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작동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 그러한 테크놀로지의 작동이 갖고 있는 장단점들을 함께 드러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우리가 꿈꾸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조밀조밀하게 해석하고 평가된 과거를 통한 더 나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사실, 넓게 해석된 테크놀로지는 우리의 삶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삶의 외부 조건을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내면화된 실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테크놀로지를 단순히 좁은 의미의 기술로만 한정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의 삶을 더욱 낫고 아름답도록 만드는 실천 역시 테크놀로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근대성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주목은 알게 모르게 동시대의 삶에 여전히 침윤되어 있는 다양한 미시적인 연관관계에 대한 고민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번 전시는 이런 면에서 근대성을 화두로 한 동시대 미술에 대한 어떤 재해석, 단상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술이나 예술 역시 더 나은 삶에 대한 요청을 가능케 하는 테크놀로지의 일부이니 말이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가 현재의 문화역서울 284를 중심으로 과거의 (구)서울역사가 연상시키는 우리에게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근대와 그 근대의 다양한 작동방식에 대한 이해를 테크놀로지 개념을 통해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과거로부터 이어진 현재, 그렇게 오래된 미래까지 그려볼 수 있는 각별한 기회가 되길 희망해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근대의 주요한 테크놀로지였던 구서울역사의 미래 역사라 할 수 있는 현재의 문화역서울 284의 각별한 작동들에 대한 관심들이 촉발되길 기대한다. 
■ 민병직
via neolook.com

정서영 작업에 대한 해석 2

때는 1980년 5월 어느날. 전두환은 비상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고(그 전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발령돼 있었음) 전국의 모든 대학은 강제휴교됐다. 대학교 정문에는 총에 칼을 꽂은 공수부대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학교를 갈 수 없게 된 나는 무얼 할까 궁리하다가 오래 전에 놓은 미술취미나 다시 해보자고 생각했다. 자연대생이 미술도 하면 좀 멋지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단순히 취미를 위해 소개 받은 화실이 종로구 혜화로 23에 있는 화실이었다. 지금도 그 건물은 별로 변하지 않은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당시 화실을 하던 분들은 지금은 다 쟁쟁한 명문대 교수들이 됐지만 (한 분은 일찍 돌아가셨다) 당시는 다 그지들이었다. 야전침대에서 자며 라면 끓여먹는 전형적인 80년대 미술대생들이었다. 소개해준 분을 따라 쭈뼛거리며 생전 처음 들어가본 화실은 내게는 신세계였다. 하다만 작업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예술의 기운만은 팽팽하게 충만했다. 그 중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작품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정서영의 작업 <같은 것>(2020, 알루미늄 주물)이었다. 각목을 붙여서 십자가 형태로 만든 후 거기에 사람 머리 모양의 소조를 뜨기 위해 진흙을 이겨붙이다 만 형상이었는데 당시는 그게 누구 작업인지 몰랐었다. 그런데 누구의 것인지도 몰랐던 그 물체에서 나는 엄청 나게 강렬한 기운을 느꼈고 “예술은 완성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창 뻗어피어오르는 과정 혹은 생성 중에 있는 것이구나! 아니, 생성의 거칠고 신선한 기운 자체가 예술이구나!” 하는 들뢰즈 비슷한 통찰을 얻게 됐다. 지금도 내 평생 본 모든 작업 중 가장 강렬하게 감동적인 것을 꼽으라면 그 작업, 혹은 물건을 꼽는다 (겸재와 추사는 빼고). 단순한 진흙덩이였던 그 물건은 살아서 꿈틀대는 것 같았고 과연 내가 무엇이 될지 맞춰 보라는 듯 미래의 생성을 수수께끼로 던져놓고 있었다. 화실에는 다른 작품들도 몇 개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 진흙 덩이만 생각난다. 정서영이 그 진흙덩이를 알루미늄 주물로 뜬 것은 당시 그 화실 선생님 (나중에는 친해져 미술보다는 주로 음주관계로 만났고 형이라고 불렀던)과의 음주대화에 기인한 것 같다. 술이 잔뜩 들어가 기고만장해진 나는 무슨 온갖 예술 장르의 전문가라도 된 양 말했다. “그런데 형, 같은 바이올린이라도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면 나무소리가 나고 현대음악을 연주하면 알루미늄 같은 금속성이 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에 대해 그 ‘형’도 뭐라고 대답을 한 것 같은데 세월이 40년이나 지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정서영은 바로 그 물질과 감각의 수수께끼를 알루미늄 주물로 풀어내고 있다. 그 작업에는 수수께끼의 답이 들어있진 않지만 질문이 한 겹 더 들어 있다. “각목과 진흙을 알루미늄 주물로 바꿔 놓으면 뭐가 되는 걸까?” 그 답은 알루미늄의 물질적 특성 속에 있다. 알루미늄의 녹는 점은 섭씨 660도, 밀도는 2.7g/㎤ 밖에 안 된다. 철의 녹는 점이 1538도이니 알루미늄은 훨씬 쉽게 녹일 수 있는 금속이다. 철의 밀도가 7.8g/㎤ 밖에 안 되니 정말로 가벼운 금속이다. 녹이기 쉽고 가벼우니 알루미늄은 다양한 곳에 다양한 재료로 쓰인다. 알루미늄의 또 한가지 특성은 은회색으로 빛나는 표면이다. 금속 중에 이런 색의 광택을 가진 것은 알루미늄 밖에 없다. 그래서 알루미늄으로 만든 물건은 마치 외계에서 뚝 떨어진 듯한 초현실성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데 정서영은 <같은 것>의 표면을 무광택으로 처리하여 알루미늄임을 숨기고 있다. 이는 엄청난 기만전술이다. 고급재료인 알루미늄을 써놓고 마치 태석한 진흙덩어리 같이 만든 것은 정서영이 아주 겸손하기 때문이던가 아니면 내가 1980년 5월 받은 충격이 하도 컸기 때문인가 둘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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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영준
2020.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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