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미술전시장!



정서영 ‘사과 vs 바나나’展
게재 일자 : 2011-06-01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미술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누군가 생활하는 아파트처럼 거실, 부엌, 목욕탕에 일상용품이 갖춰졌던 곳,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에 나무 돌 페인트 소재의 싱크대(사진), 폴리염화비닐(PVC) 아크릴로 만든 수족관이 들어섰다. 벽면에 호랑이 등을 그린 종이그림도 걸려있다. 얼핏 그때 그 현장을 되살린 듯, 실생활 공간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미술품이 설치된 전시장이다.

서울 종로구 계동 140-2, 현대문화센터 지하 1층에서 열리는 정서영씨의 ‘사과 vs 바나나’전은 킴킴갤러리가 6월 한 달 동안 진행하는 개인전이다.

부부 작가 김나영, 그레고리 마스가 2008년 세운 킴킴갤러리는 특정 공간 대신 다양한 장소를 전시장으로 활용하며 기획전을 펼쳐왔다. 2008년 영국 글래스고 마켓갤러리에서 부부 2인전으로 킴킴갤러리 개관전을 진행했고, 2009년 독일 베를린 패션브랜드인 Rob―ert 쇼룸과 대구 신라갤러리에서 전시를 열었다. 이번 ‘사과 vs 바나나’전은 이 갤러리의 서울 데뷔전인 셈이다.

전시작가 정서영씨는 2000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2007년 아틀리에 에르메스 개인전 및 2008년 광주비엔날레 등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으로 두각을 나타내왔다.

정씨는 바나나와 사과 두 과일 중, 다이어트용으로 어느 것을 택하겠느냐는 질문같은 제목을 내세우며 일상의 사소한 관심을 통해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가 실은 엇비슷하며 공존하고 있음을 은유한다.

부대행사로 최근 ‘아이스테시스(발터 벤야민과 사유하는 미학)’의 저자인 미술이론가 강수미씨의 강연 및 정서영 연출의 모노드라마가 오는 8일 오후 7시 이 건물 1층 웨딩홀에서 열린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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