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radigm Shift, Korean Contemporary Art

What is KOREAN Contemporary Art?

아트인컬처 2013년 2월호 February 2013 Vol.170

2013년 2월호 특집은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지형도를 그린다. Art는 컨템포러리 아트 현장에서 일련의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미래의 판을 짜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22명의 큐레이터에게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최전선에 있는 작가는 누구이며 작품은 무엇인가?'라는 거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들이 정성껏 보내 온 추천 작가와 작품의 리스트를 기본 설계도 삼아, 2000년 이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또한 국내외에서 열린 주요 전시제목과 이론 및 평론 영역에서 등장한 키워드를 뽑아 컨템포러리 아트를 이해하기 위한 다이어그램을 제작했다. 이를 토대로 각 작가의 작품 성향을 꼼꼼히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7개의 주제로 나누어 스크리닝했다. 경계 없는(있는) 구축, 시간성, 현실 참여와 비판, 미디어와 대중문화, 포스트미디엄, 상호작용과 관계성, 마이크로 내러티브. 이를 다시 주요 키워드로 세별해 개별 작품이 지닌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을 집중 조명했다. 두 번째 단계로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를 둘러싼 논쟁적 이슈를 제시한다.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미술사학자 등 5명의 필자는 숨가쁘게 흘러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꽃을 피울 수 있었던 토양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특집The Paradigm Shift, Korean Contemporary Art1. NEW WAVE 2000'경계 없는(있는) 구축: (비)기념비, (비)물질, (탈)구축과 (탈)장소시간성: 지시와 수행, 비디오와 시네마, 극장과 무대현실 참여와 비판: 행동과 발언, 뉴 다큐멘터리, 픽션과 재구성미디어와 대중문화: 변주와 패러디, 대량생산과 키치, 아이콘포스트미디엄: 메타형식주의, 장르 혼성, 콜라보레이션상호작용과 관계성: 관객과 소통, 프로세스와 프로젝트, 커뮤니티마이크로 내러티브: (비)가시성, 섹슈얼리티와 페티시, 의식2. ESSAY우리의 '현대'란 무엇인가? / 조앤 기동시대성과 세대 변환 1987~2008 / 임근준 AKA 이정우아주 낯설거나 익숙한 7개의 키워드 / 김성원다가올 미래의 '지금'을 위하여 / 유진상'컨템포러리'한 시간들, 회고와 전망 / 윤진섭Art Work / 안규철, 최정화, 김홍석

① NEW WAVE 2000’
경계 없는(있는) 구축: (비)기념비, (비)물질, (탈)구축과 (탈)장소


경계 없는(있는) 구축
(비)기념비
1997 년 광주비엔날레에 전시된 박이소의 합판으로 만든 가벽과 이를 만들다 남은 쓰레기들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이다. 박이소의 비주류적 감수성과 냉소적인 개념성은 당시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시각적 충격을 주었고, 조각과 설치의 기념비적인 스케일과 이에 상반되는 남루한 표현은 2000년 이후 한국미술 현장에서 마치 유행처럼 번져갔다. 일례로 몇몇 작가들은 조각과 설치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상태에서, 레디메이드 오브제와 작가가 직접 만든 모형 등을 구분없이 재배치시켜 전체의 일부로 구성한다(정서영,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권용주). 이처럼 미술의 재료는 더욱 일상적이고 누추해졌지만, 상대적으로 기념비적 형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조각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그것이 설치로 전환되는 지점을 유쾌하게 캐치해 내는 이러한 작업들의 공통점은 ‘형(形)’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물질
‘인스톨레이션’이라는 말이 이제 과연 형식적 차원에만 국한된다고 볼 수 있을까? 2000년대 이후 ‘인스톨레이션’은 시각적 ‘장면’을 의미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이거나 만질 수 없어도 경험을 이끌어 내는 ‘감각적 환경’까지 아우른다.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은 때때로 비물질적 요소들을 재료 삼아 관객에게 공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빛과 그림자(이창원), 향기와 바람(양혜규), 사운드(김기철) 등도 관객 개개인의 오감을 환기시키는 재료로 사용된다. 물론 이러한 비물질적인 요소를 흡수하면서도 미니멀리즘의 계보를 잇는 물질성 자체에 천착하는 작업들도 있다(박기원). 기존의 조각적인 흐름을 따르며 빛과 같은 요소를 흡수하는 방식의 작업(김주현) 또한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탈)구축과 (탈)장소
포스트모더 니즘 아트의 어법이 ‘해체’ 즉 ‘탈구축’이었다면, 컨템포러리 아트는 구축과 탈구축의 방식을 동시에 수용하며 그 개념의 테두리 자체를 넓히거나 아예 이탈한다. 이는 ‘인스톨레이션’과 직결되는 지점이자, 미술의 차원을 공간 및 건축적 요소로 확장시키는 형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김지은 김주리). 나아가 ‘구축/탈구축’ 현상에 대한 작가들의 물리적인 고민이 심화되면서 작품이 자리하게 되는 ‘장소’의 영역 또한 넓어졌다. 전시 공간의 유형도 다양해져 전시 작품들이 처하는 상황을 그대로 작품의 주된 요소로 활용하기도 하고(양혜규 이주요), 다양한 공간들이 화이트큐브를 대체하는 대안적 장소로 기능하게 된다(정서영,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장소특정성’과 ‘탈미술관’의 시대를 거친 뒤 바로 지금, ‘장소’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위치되는 ‘곳(place)’일 수도, 혹은 비정형적인 ‘제도(institution)’이자 ‘소재(subject)’일 수도 있다.

Feb. 2013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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