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작가들



스페이스 오뉴월 Space O'New Wall, Seoul
2014. 11. 28 - 12. 21 
기획 고동연
참여작가 김아영, 김재범, 구민자, 박준범, 박재영, 송호준, 이완, 임상빈, 조영주, 함혜경 
<응답하라 작가들>의 시작
전시는 2013년 7월에 기획자가 우연히 작가들의 삶에 대해서 물으면서 시작되었다. 인터뷰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다기보다는 기획자의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기획자는 이 대화들을 전시, 기록, 책 등의 방법으로 보다 넓은 관객들과 소통할 방법을 궁리하게 되었다. 물론 작가들에게 생존, 삶, 궁핍, 그러면서 버텨나가기 등의 문제를 묻게 된 배경에는 이와 같은 문제들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획자나 비평가들에게도 생존의 문제는 똑같이 절실하다. 길게는 1년 반, 짧게는 지난 8개월(기금이 결정된 시기부터) 동안 나누었던 이야기들은 뻔한 것들도 있었고 좀 독특한 것들도 있었다. 어떤 순간에는 단체로 한 목소리가 되기도 했고 어떤 순간에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우리 시대 젊은 작가들에게 던진 질문들
과연 궁핍한가? 무엇 때문에 궁핍한가? 혹은 궁핍한 삶이 문제일까? 위의 질문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계속 제기되기도 하고 멈춰지기도 하고를 반복하였다. 아무래도 단체행동을 자제하고 복잡하게 이 문제를 접근해보려는 입장인 데다가 특정한 액션을 취하지 않는 기획자와 그룹 전에 참가한 작가들에게 이 문제는 중요하기는 한데 답을 찾기에는 어려운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배경에는 참여 작가들이 엄밀한 의미에서 국내 미술계에서 타자라고 여겨질 만한 위치에 놓인 작가들이 아니라는 사실도 한몫을 하였다.
전시에 참여하는 10명의 작가들은 얼핏 잉여, 생존의 단어들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이들은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외 주요 레지던시를 거치고 국내 미술계의 젊은 작가 우대정책의 수혜를 본 이들이 다시금 생존 문제에 대해 다른 세대들이 해주지 못하는 어떠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단체행동을 하기에는 이전 세대에 비해 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이지만 그들이 받은 많은 혜택만큼이나 한국 미술계의 곳곳을 경험한 이들이 작가의 생존에 대하여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레지던시, 세컨드 잡은 필수? 소장 작가들의 현실과 분투
이들은 세컨드 잡을 뛰거나 디자이너로서의 새로운 커리어를 꿈꾸기도 한다. 이들은 세컨드 잡이 일시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오히려 세컨드 잡을 통하여 예술적 소재의 폭이 넓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석연치 않다. 혜택을 받은 만큼 더 많이 불려 다니면서 이들은 미술계의 비평적 기준들이 매우 임의적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국제교류나 혹은 미술과 과학의 융합등과 같은 키워드들이 얄팍한 미술계의 권력이 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작업은 쉽게 복제되고 전문 기술자들이 부재한 현 상태에서 이들은 생존뿐 아니라 창작의 의욕마저도 꺾인다. 우리 시대 잘나가는 30대 작가들에게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자립의 기예'는 어떻게 가능한가 
전시 준비 과정에서 특정한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토론이 벌어지고는 하였다. 그리고 예술복지기금, ‘작가적’ 삶의 방식 등 작가의 생존과 존재에 대한 다양한 소재를 이야기했다. 그 중에서도 전시를 함께 기획하면서 함께한 참여작가들의 단체가 과연 어떠한 역할과 정체성을 지녀야 하는지도 고민해보았다. 
과연 단체행동이 필요할 것인가? 그러는 와중에 미협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외국의 예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개인적으로 겪게 되는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무엇인가 보다 현실적 해결 방안을 강구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젊은 작가들을 위한 생존 키트를 만들어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그리고 또 다른 작가로부터 젊은 작가들이 자신들의 선언문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기획자는 유사한 주제로 대학원 재학 중이나 대학원을 나온 지 비교적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작가들과의 인터뷰와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들의 입장이나 전략을 차별화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에 궁금해하기도 비판적 입장을 취하기도 하였다. 
전시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정확히 해답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기획자의 입장에서 특정한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점차 배제해가고 있다. 이와 연관하여 우리 미술계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레지던시의 플리마켓, 각종 마켓, 자립의 기예와 같이 작가들이 만드는 사회 협동조합에 대한 워크숍, 그리고 연관된 전시들, 졸업생들의 전시에 등장하는 선언문들이 반가울 따름이다. 더불어 단체 행동과 선언문도 좋지만 효율성이나 파급력을 논하기에 이 문제가 너무 미묘하다는 사실도 인식하고자 한다. 이 문제는 한국 미술계가 지닌 병폐나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구조로부터 야기된 부분도 있지만 더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질문’에 해당한다. 특정한 집단의 관심사나 사회적 갈등구조, 체계로만 축약되기에 이 문제는 너무나도 ‘궁극적’이다. 
고백할 용기: 보고 말하고 부딪치기
이제 기획자의 소박한 전시 목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더 많은 작가들이 더 자세하고 솔직하게 보다 복잡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가 더 다양하게 소통되고 이해되며 오해되는 것, 이것이 기획자가 바라는 바이다. 왜냐면 궁핍, 생존이라는 맥 빠진 단어를 아예 잊어버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닥친 상황을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말하고 부딪쳐야 한다. 이 상황을 추상적인 담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언어들로 표현하고 고백해야 한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고민과 용기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_고동연

응답하라 작가들

우리 시대 미술가들은 어떻게 사는가?지은이_고동연 || 판형_신국판 변형 || 면수_232쪽 || 발행일_2015년 4월 1일ISBN_979-11-950642-7-4 03600 || 가격_18,000원 || 출판사_오뉴월www.onewwall.com
■ 목차
서문008  진퇴양난의 시대, 후배 미술인들을 위하여
1   나는 이렇게 작가가 되었다025  인트로029  프로젝트 스페이스 집'을 시작하면서–최두수042  가까운 데서 찾아라'–이완056  미술대학, 철학, 그리고 다시 조형예술로–구민자065  귀국 후 늦깎이 작가 생활–손종준076  미술대학 강의자의 현장 입문기–임상빈
2   후원은 필요악: 기금과 창작스튜디오/레지던시089  인트로095  알바에서 기금으로–조영주101  나의 국내외 레지던시 탐색기–구민자111  나는 창작스튜디오/레지던시에서 소속감을 느꼈다–최기창119  나는 왜 창작스튜디오나 레지던시에 참여하지 않을까–임상빈
3   창작을 위한 관계망129  인트로134  스터디 그룹과 예술창작–임상빈140  동료의 발견, 나의 발견–함혜경147  예상치 않은 네트워크 만들어가기–강소영 릴릴159  SNS의 일반인들에게 물어보기–송호준167  창작의 관계망이 지닌 득과 실, 네트워크와 잠수타기 사이에서–최두수
4   생존의 문제: 작가의 세컨드 잡179  인트로186  단순 알바로부터 탈출하기–함혜경196  예술가/디자이너의 네트워크 구축하기–박재영209  세컨드 잡과 작업의 관계–김재범223  세컨드 잡을 최대한 배제하기–이완
5   작가비와 기획료239  인트로250  작가비가 없던 시절–강소영 릴릴260  작가비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박준범269  작가피는 복잡한 문제–박재영278  기획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전시기획료–황정인
6   나 자신과의 싸움289  인트로296  규칙적으로 작업하기–김다움311  나에게 양식적인 일관성이란–최기창322  나는 예술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송호준331  슬럼프 극복하기–조영주 
7   작가에게 결혼이란338  인트로345  여자 작가에게 결혼이란–조영주352  남자 작가에게 결혼이란–김재범360  가장과 작가, 쉽지 않은 조합–손종준367  커플 작가에게 물어보다–30대 후반의 M(남)과 W(여)
8   2014년 한국미술계의 이슈들385  인트로394  제4회 공장미술제 그 이후–문두성(갤러리 루프)410  아트스타 코리아 1–박준범415  아트스타 코리아 2–김재범422  예술인복지재단 지원금의 틈새–이연숙433  일문일답–예술인복지재단, 김가진
부록445  인터뷰 참여 작가 및 기획자 약력450  전세계 작가권익단체, 복지제도, 대안적인 네트워크・공간에 관한 정보
463  추가 설문조사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
강소영, 강소정, 구나연, 구민자, 김가진, 김다움, 김리라, 김미정, 김민엽, 김실비, 김아영, 김재범, 김종석, 김지훈, 김태기, 문두성, 박가은, 박가희, 박재영, 박준범, 박지영, 박창식, 박희정, 성의석, 손종준, 송재종, 송호준, 오연승, 윤정희, 이도유, 이샘, 이성휘, 이소영, 이승경, 이연숙, 이완, 이원준, 이한범, 임상빈, 임은영, 임지민, 작가m, 작가w, 장지한, 정지현, 조아라, 조영주, 진나래, 차재민, 최기창, 최두수, 최미정, 최윤, 최지수, 태이, 함정식, 함혜경, 황은옥, 황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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