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_1015 ▶ 2008_1130
참여작가: 안규철_정혜경_남화연_김홍석_박화영_오용석_함경아_박윤영_김범_김세진_박재영_김해민
● 서울시립미술관은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이하여 미술을 감상하는 하나의 예로 '미술읽기'를 소개한다. 작가들의 문학적 사고가 미술작품을 이해하려는 관람객들에게 전달되어 공감대가 형성되고, 개념미술의 이해에서 출발해 표현되어지는 '미술읽기'의 방식들이 어떠한 형태로 표출되는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이해하고자 마련하였다.
● 이 전시는 현실과 비현실, 실제와 허구, 개념과 이미지 사이를 교묘하게 교란시키는 작가들의 감수성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사진이나 영상 매체가 이제는 단순히 기록의 범위를 넘어서 이미지를 조작하고 상황을 새롭게 연출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서 현실을 의도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매체의 속성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이는 반응하는 작가들의 시도, 바로 21세기의 다원화된 문화현상과 사회구조 그리고 개인적 감수성을 토대로 형성된 잠재된 이야기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려서 작품으로 표현한 작가들의 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이번 전시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전환되어질 수 있는 상황연출로써 '현실과 허구'의 관계이다. 픽션과 논픽션의 접점에서 작업하는 작가들, 픽션인지 사실인지 애매모호한 작품들을 다룬다. 사진과 영상으로서의 다큐멘터리가 픽션과 만나서 개인사적, 사회적, 역사적 이야기를 초월한 새로운 의미의 이야기로 재탄생되어진다. 이러한 시도는 다양한 매체의 활용과 장르 간 협업을 통한 현실의 다양성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한 예로 조각의 확장된 영역으로서 '설치'의 의미는 설치를 위해 사용된 오브제 그 자체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재현 영역에서 그것이 암시하는 상황에 관계함을 통해 드러난 현실의 반영이다. 여기서 우리는 제시되어진 다큐멘터리식 미장센(연출)이나 연출된 이미지를 통해 현재의 상황이나 부조리를 초월할 수 있는 예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미술을 바로 '픽션과 논픽션'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인들에게 이 전시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 예를 위트 있게 제시하면서 작가들의 작품 스타일을 통해 장르 간, 매체 간의 경계에 대한 담론은 물론 현실과 가상, 나아가 '실재와 시뮬라크르(복제)'에 대한 논의 또한 다각도에서 해석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전시이기를 바란다.
● 남서울분관의 전시공간을 고려해서 한 공간에 한 작가의 작품세계가 펼쳐지도록 구성했으며, 일반인들이 조금이라도 쉽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방마다 키워드를 제시했다. 제시되는 단어 뒤에 붙는 '되기'와 '하기'와 같은 보조단어는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이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작가의 창작의지가 관람객들에게도 전달되어서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변신하기
● 김범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사물의 의미를 위트 있게 전복시키는 예로 알려진 작가다. 현실과 허구의 접점에서 창작하는 작가로서, 현실에서 발견되어지는 사물을 변형시키거나 이야기를 전복시키는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 왔다. 2002년도에 제작된 「무제(뉴스)」는 1분42초 동안 상영되는 영상작품으로서 사건, 사고를 전달하는 아나운서들의 목소리를 재조합해서 만들어졌다. 즉,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재편집되어서 단어들의 조합으로 새로운 문장이 된다. 정보전달의 의미를 지닌 뉴스를 통해 작가는 새로운 메시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나운서는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간다. '세상엔 놀랄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여러 가지 일들이 쉴 새 없이 일어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런 일들에 대해 말하거나 들을 때마다 반드시 놀란 표정을 짓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닙니다. ...(중략)'
- 김범_무인 목성 탐사선_청사진_81.5×58cm_2002
"청사진" 연작은 모눈종이를 이용한 설계도다. 그 중, 「무인목성탐사선」은 우주탐사를 목적으로 탑승한 원숭이를 위한 설계도면이고 「환각성 흉악범과 공격성 맹수의 합치건물 설계안」이란 작품은 흉악범과 맹수를 함께 가두는 건물의 설계도면이다. 작가의 감수성은 어린아이와도 같이 천진난만하다. 하지만 언어학적, 사회적, 심리적, 문학적인 부분까지 작품 속에 드러내면서 관찰되어지는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 http://www.neolook.net/archives/2008102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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