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개념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박이소 주재환 최정화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쓰리스타쑈〉가 열렸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는 ‘정신과 전문의’ 김동화다. 그는 자신이 소장한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드로잉 컬렉션을 소개한 저서《화골(畵骨)》, 그동안 수년간 발표했던 평문들을 모아서 엮은 미술평론집 《줄탁(?啄)》을 발간하는 등 미술계에서 컬렉터와 평론가로
활약하는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큐레이터로 나섰다. 3인의 스타 작가를 통해 한국미술의 무엇을 ‘진찰’하고자 하는지 물었다.
활약하는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큐레이터로 나섰다. 3인의 스타 작가를 통해 한국미술의 무엇을 ‘진찰’하고자 하는지 물었다.
Art 박이소의 작품 〈쓰리스타쑈(Three Star Show)〉(1994)에서 이번 기획전 제목을 차용했다. 이 작품의 어떤 점에 주목했는가?
_이 작품에 그려진 3개의 별이 참여 작가 3인과 서로 잘 호응한다. 박이소는 포스트모더니즘을 ①(포스트)모더니즘 ②(서구의)포스트모더니즘 ③‘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은 각각 전혀 다른 개념을 내포한다.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작품으로 구현했다. 마치 작품 속 ‘쓰리 스타’가 외형상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커피, 콜라, 간장으로 그린 전혀 다른 별들인 것처럼 말이다.
_이 작품에 그려진 3개의 별이 참여 작가 3인과 서로 잘 호응한다. 박이소는 포스트모더니즘을 ①(포스트)모더니즘 ②(서구의)포스트모더니즘 ③‘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은 각각 전혀 다른 개념을 내포한다.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작품으로 구현했다. 마치 작품 속 ‘쓰리 스타’가 외형상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커피, 콜라, 간장으로 그린 전혀 다른 별들인 것처럼 말이다.
Art ‘한국적 개념미술’을 대표하는 참여 작가 3인을 선정한 이유는?
_정치 사회적 문제의식과 현실 참여적 맥락(주재환), 우리의 정체성과 서구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의 맥락(박이소), 후기자본주의의 출현과 대중매체의 확장 속에서 이루어진 신세대 문화와 키치적 감성의 맥락(최정화) 속에서 이들은 당시 미술계의 이분법적 아젠다(모노크롬, 민중미술)를 바꿔 나가며 새로운 미술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_정치 사회적 문제의식과 현실 참여적 맥락(주재환), 우리의 정체성과 서구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의 맥락(박이소), 후기자본주의의 출현과 대중매체의 확장 속에서 이루어진 신세대 문화와 키치적 감성의 맥락(최정화) 속에서 이들은 당시 미술계의 이분법적 아젠다(모노크롬, 민중미술)를 바꿔 나가며 새로운 미술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Art 전시와 함께 발간한 동명의 책에서 박이소 주재환 최정화의 작업을 각각 ‘커피숍 사설미술’ ‘구멍가게 사설미술’ ‘대형마트 사설미술’로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이번에 새로 제안한 미술적 개념인 ‘사설미술’은 무엇인지.
_사설시조가 조선후기의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서민 계층의 각성을 표출하는 미디엄이었듯, 사설미술 역시 미술이 어떠해야만 한다는 묵시적 정형적 틀을 깨뜨리며 지금 이 시대의 모순적 상황과 구조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기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사설미술은 서사의 확장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는데, 이는 침묵의 모노크롬 회화에 대한 일종의
반동이기도 하다.
_사설시조가 조선후기의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서민 계층의 각성을 표출하는 미디엄이었듯, 사설미술 역시 미술이 어떠해야만 한다는 묵시적 정형적 틀을 깨뜨리며 지금 이 시대의 모순적 상황과 구조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기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사설미술은 서사의 확장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는데, 이는 침묵의 모노크롬 회화에 대한 일종의
반동이기도 하다.
Art 작품 디스플레이도 직접 했나? 특히 전시장 내 가장 큰 벽면에 마치 이 시대에 대한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가훈이나 교훈처럼 세 작가의 작품이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_디스플레이는 최정화가 맡았다. 작가별로 작품을 서로 알아보기 힘들게 섞어서 배치했다. 당대 미술적 흐름의 혼성성을 반영하면서 개별성이 아닌 전체로서 한 시대의 미술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한국미술 전반에서 풍자와 해학은 하나의 숨구멍과 같은 역할을 해 왔다. 이것은 미술을 독해하는 과정에서 관객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
_디스플레이는 최정화가 맡았다. 작가별로 작품을 서로 알아보기 힘들게 섞어서 배치했다. 당대 미술적 흐름의 혼성성을 반영하면서 개별성이 아닌 전체로서 한 시대의 미술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한국미술 전반에서 풍자와 해학은 하나의 숨구멍과 같은 역할을 해 왔다. 이것은 미술을 독해하는 과정에서 관객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
Art 최근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단색화 열풍’이 거센 와중에 그 대척점에 있는 민중미술 이후의 ‘한국적 개념미술’을 주목했다. 컬렉터, 비평가, 기획자로서 이 열띤 추세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_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업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작품들이 어떻게 동시다발적으로 대다수 컬렉터의 주목을 받게 됐을까? 갑자기 그들 모두가 단색화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취향이 다양하다면 좋아하는 미술 분야도 다양해야 한다. ‘획일적 따라하기’는 자신의 주체성과 정체성의 결여를 그대로 드러낼 뿐이다. 컬렉터 스스로가 자신의 기호와 취향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전체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성에 무지한 컬렉터, 공부하지 않는 컬렉터는 진짜 컬렉터가 아니다.
_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업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작품들이 어떻게 동시다발적으로 대다수 컬렉터의 주목을 받게 됐을까? 갑자기 그들 모두가 단색화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취향이 다양하다면 좋아하는 미술 분야도 다양해야 한다. ‘획일적 따라하기’는 자신의 주체성과 정체성의 결여를 그대로 드러낼 뿐이다. 컬렉터 스스로가 자신의 기호와 취향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전체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성에 무지한 컬렉터, 공부하지 않는 컬렉터는 진짜 컬렉터가 아니다.
Art 앞으로 미술계에서의 계획은?
_아마추어리즘이란 대상에 대한 순정하고도 본연한 사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미술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을 때까지만, 아마추어리즘을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을 때까지만, 연애하듯 내 마음이 원하는 미술 관련 활동을 할 것이다. 계획하거나 꿈꾸는 것은 없다. 미술에 관련된 모든 활동과 그 결과물은 그저 ‘사랑의 궤적’일 뿐이다.
_아마추어리즘이란 대상에 대한 순정하고도 본연한 사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미술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을 때까지만, 아마추어리즘을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을 때까지만, 연애하듯 내 마음이 원하는 미술 관련 활동을 할 것이다. 계획하거나 꿈꾸는 것은 없다. 미술에 관련된 모든 활동과 그 결과물은 그저 ‘사랑의 궤적’일 뿐이다.
2015.08.05
김동화 / 1969년 서울 출생. 연세대 의학박사. 연세대 의과대학 정신과 외래교수, 부산 상록병원 정신과 진료부장. 저서 《화골-한 정신과 의사의 드로잉 컬렉션》 《줄탁-김동화 평론집》 《쓰리스타쑈-주재환 · 박이소 · 최정화》
http://www.artinculture.kr/online/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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