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7회를 맞이하는 《젊은 모색》전은 1980년대 국립현대미술관이 제도적 관성을 깨고 젊은 작가들의 실험정신에 초점을 맞춰 젊은 의식을 대변한 전시이다. 한국 미술의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그 시대 미술의 시각을 반영하겠다는 미술관의 전시 정책과 기획력이 반영되어 온 가장 오래된 격년제 장례전이다.
이번《젊은 모색 2013》전 역시 미술관 학예직들이 조사하고 연구하여 작가를 추천하고 학예직 전체회의를 통해 작가들을 선별하였다. 총 97명의 작가들이 추천되었으며 7차 회의와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거쳐 회화, 사진, 영상, 설치, 애니메이션 등의 분야에서 작가 9명이 최종 선정되었다. 선정기준은 발상이 신선하고 실험적이며 표현 방식에 있어서 시각적 설득력이 있으며 작가의 향후 가능성 등이 고려되었다.
오늘날 미술의 흐름은 어떠한가? 사회가 다원화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가 소통의 수단이 되고 있는 요즘, 단지 새롭다거나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미술에서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기존의 매체를 추구하는 방식에서 보다 경험 지향적이고 관계 지향적인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젊은 작가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 경험하며 그 과정 속에서 작업을 완성해 나간다. 이 때 작가는 그 관계를 직접적으로 만들고 조정하며 다층적인 의미를 제시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권위적인 진실, 고정된 의미가 아니라 예기치 못한 우연이 발생하며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의미가 생성된다.
이번《젊은 모색 2013》에서는 경험, 관계, 과정과 연관된 작업들이 전시된다. 신체를 통해 세상과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박제성, 도시적 만남을 보여주는 유현경, 김태동, 작품제작 과정에 참여자나 관객을 상정하는 구민자, 박재영, 실험 과정을 통해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백정기, 세계와의 관계를 인식하는 김민애, 심래정, 하대준의 작업을 전시한다. 이 작품들은 현실을 예리하게 주시하며 예술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여 나온 결과물이다.
전시장 구성은 작가들 개별 섹션을 위주로 하되 작품들이 서로 관계하고 개입되는 것을 염두해 공간을 연출하였다. 신작 위주로 전시를 하되 이전 작품을 함께 선보여 관객들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동선의 후미에는 참여작가 9인의 개성을 살린 소개영상이 상영되며, 전시실 출구로 나서면 관람객들이 전시에 대한 감상 글을 작가에게 남길 수 있도록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코너가 마련될 예정이다.
전시관련 교육으로는 고등학생 대상 현대미술 감상과 토론을 통한 비평문 쓰기 프로그램인 <청소년 Critic 워크숍>이 5월 중에 진행되며, 작품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가족 체험 프로그램 <작가와 함께하는 가족 워크숍>이 6월 중에 진행될 것이다. 부대행사로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1-4시 구민자 작가의 <대서양 태평양 상사> 상품을 판매 할 예정이다.
《젊은 모색 2013》을 통해 젊은 세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여러 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미술에 나타난 젊은 정신과 향후 미술의 가능성을 유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이 시대의 조형담론을 예견해 보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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