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지우기 과녁


1980-1983, 153x110cm

김순기(1946- )는 대학시절부터 활쏘기를 배웠다. 
작가는 도불한 이후에도 몸과 마음의 수련을 위해 활쏘기를 계속했다. 
<말지우기과녁>(1980-1983)은 작가가 70-80년대 노트에 써온 글 (중국 화가 석도에 관한 연구 등)을 찢어 붙인 과녁이다. 이것은 일종의 말장난, 또는 무위를 통해, 우연을 통해 글을 쓰거나 지우거나, 지우거나 쓴 것과 같다. 김순기는 마음과 몸을 다스리기 위해 국궁을 연마하였는데, 활쏘기를 위해 과녁을 그리던 작가는 우연히 자신의 행동이 ‘예술의 공간’을 이루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70년대 초반, 공간 조형의 실험을 거듭하던 그가 활쏘기 작업을 통해 우연과 무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김순기의 그림 그리기와 활쏘기라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작가가 전적으로 주체가 되어 이루는 ‘그림 그리기’라는 적극적인 행위가 되었으며, 작가의 사유와 행위 안에서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어 순환하게 된다.

http://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do?menuId=2010000000&wrkMngNo=PA-07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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