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니? Entends-tu?’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예술가 김순기의 시화집이다. 이 책은 김순기가 예술 작품으로서 작업해 온 한글 시와 불어 시, 그리고 서예와 드로잉 등이 함께 엮인 창작집이다. 비디오, 사진 등 다양한 매체의 시각예술 분야를 넘어 철학과 문학의 영역으로 넓게 열려있는 그의 작업은 장르에 경계를 두지 않은 열린 사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작가는 ‘멀티미디어’를 단순히 예술의 한 종류가 아닌 “존재와 생각, 그리고 보고, 듣기의 열린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번 시화집 역시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사유의 흐름을 시와 드로잉에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시각적인 영역을 넘은 정신의 영역, 즉 마음에 바탕을 둔 ‘보다’라는 것에 관한 김순기의 미학적 개념을 집약한다. 노장사상, 불교사상과 함께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삶과 예술에 대한 사유를 심화해 온 작가의 작업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병행해온 글쓰기와 연결돼 있다. 작가에게 언어는 규정되고 닫힌 도구화된 언어가 아닌 상황과 맥락에 따라 늘 변화하는 열려진 삶의 형태다. 이때에 ‘본다’는 행위는 작가의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 무아(無我)의 상태에서 텅 비고 열려진 마음으로 삶과 호흡하는 것이다.
김순기는 “이런 점에서 시는 어떤 목적성이나 규율을 벗어난 열린 언어로 삶의 일상과 자유롭게 유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학 평론가 정과리는 “김순기의 서화는 아주 오랜 숙성을 포함하고 있다. 그는 동양의 고전적 미학 원리 중의 하나인 정중동을 절묘하게 전용하여 예기치 않은 것의 발견, 억제되었던 것의 상큼한 출몰이라는 사건을 일으킨다”고 전한다.
https://www.lespressesdureel.com/EN/ouvrage.php?id=5301
Collection of poems and drawings by the Korean artist.
Born 1946 in Pou-Yeo, Chung-Nam, Korea, Soun-Gui Kim lives and works in France since 1971, and exhibits internationally. She approaches the arts through Eastern philosophies, such as that of Tchuang-Tseu, and combines meditative stance with Western philosophical interrogation, around one main question: how does silence and resistance arrive?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