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식탁展 A Table for all of you

포항시립미술관POHANG MUSEUM OF STEEL ARwww.poma.kr
◎ 작가 : 구민자, 김기라, 심혜정, 유목연, 주세균, 함경아 
◎ 일시 : 2015-10-14 ~ 2016-01-03
고대부터 철학자들은 후각과 함께 미각을 이성의 활동을 방해하고 육체의 쾌락과 고통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감각으로, 인간의 오감 중 가장 하위의 감각으로 여겨왔다. 왜냐하면, 육체적 쾌락은 진리탐구와 순수한 사고의 시간을 위협하고 인간이 육체를 위해 일하는 '노예'가 되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무색할 만큼 요즘 TV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사회는 식도락(食道樂)에 빠져 있는 듯하다. 이런 현상은 여러모로 해석될 수 있는데, 변화된 삶의 형태에 맞춰 먹고사는 문제에 새롭게 접근하려는 시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요리하고 먹는 즐거움, 심지어 '요리하는 것을 보는', '음식 먹는 것을 보는' 즐거움에 빠진다는 것은 고대 철학자들이 염려했듯 현대인들이 가장 원초적, 본능적 감각을 삶의 강한 자극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과도한 노동과 성과주의로 자기 착취적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음식으로 손쉽게 쾌락을 느끼거나, 타인이 느끼는 쾌락의 순간을 지켜보는 것은 아주 잠깐이지만 고달프고 우울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휴식이 될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으로, 현실을 잊는다는 것은 우리가 보고, 느끼고, 알고, 사유해야 하는 현실의 면면을 외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구민자_정통의 맛 The Authentic Quality_단채널 영상설치_00:26:53_2014
이번 『모두를 위한 식탁』에 참여한 6명의 작가는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적 고민을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발현하고 새롭게 보기를 유도한다. 점점 더 비인간적인 삶을 강요하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삶에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끊임없이 재고해 보아야 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음식'이나 '요리'라는 익숙한 주제로 사회제도와 관습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의 문제를 독특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냄으로써 우리 모두를 위한 삶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좋은 삶이란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닌, 내가 속한 사회와 그 구성원 즉 우리 모두인 공동의 삶까지 포함한 것이다. 전시를 통해 단순하게 생각했던 우리의 일상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넓은 공동체를 위해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최옥경
https://neolook.com/archives/2015102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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