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CKS in the Concrete 균열 龜裂-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특별전

CRACKS in the Concrete from the MMCA Collection국립현대미술관 과천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_Gwacheon www.mmca.go.kr2017. 04. 19 ▶︎ 2018. 04. 29
작가: 김영진_구본웅_백남준_이불_정복수_육태진_김옥선_김범_공성훈_한운성_권오상_슬기와 민 외
우리는 미술작품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소위 '명작'이 선사하는 깊은 감동인가? 아니면 세파에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치유?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 근·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균열』의 중심에는 이 질문이 자리 잡고 있다.
'균열'은 견고한 권위와 강요된 질서에 끊임없이 도전했던 근·현대미술 작가들에게 핵심적인 가치 중 하나였다. 이들이 창조한 작품들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들어 그 견고함에 균열을 낸다. 그리고 그 균열을 통해 들여다본 세계는 더 이상 익숙한 그 세계가 아니다. 굳게 믿어온 세계에 금이 가고 친숙했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경험이 항상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아니 차라리 불편한 경험에 더 가까울 것이다. 행여 가슴 벅찬 감동이나 지친 심신의 위로를 기대했다면, 실망과 짜증이 따라오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처음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미술작품은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미술작품은 왜 우리에게 그런 불편함을 주는가?
이번 전시는 그 가능한 답의 하나로 '균열'을 제안하고자 한다. 잠시 미술에 대한 기존의 기대감을 접어두고, 이 작품들이 우리에게 '균열'을 내기 위해 만들어졌고, 우리 역시 '균열'의 기대를 품고 미술관에 왔다고 가정해 보자. 시선을 돌리면 풍경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자, 이제 실제 전시된 작품들 속에 숨은 균열을 찾아보자. 그 균열은 어떤 형태로 어떤 방향으로 나 있는가? 그리고 그 균열된 틈으로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같은가?
● 제1부(2017.4.19.~2018.4.29)는 '몸'과 '믿음' 두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100여 점의 소장품을 선보인다. 친숙하다고 여겨졌던 우리의 몸은 작가들의 자의식에 베이거나 미래적 비전에 왜곡되기도 하고, 공동체의 관념을 벗어나면서 생소하고 때론 위험한 존재가 된다. 한편, 무형의 믿음이 미술작품으로 가시화되는 순간은 한층 더 생경하다. 당연시되었던 사회적, 문화적 관습이 작가의 시각을 통해 더 이상 당연할 수 없게 변하고, 우리는 갑작스럽게 낯설어진 풍경 앞에 서 있다. 그 낯선 만남이 우리의 고정관념에 균열을 남기고 예기치 않은 인식으로 유도한다. 균열의 깊이가 클수록 새로운 만남의 잔향도 함께 커질 것이다 ● 제2부(2018~19)는 1부에 이어서 '전통', '예술', '현실' 등의 소주제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아로새겨진 '균열'을 더욱 다양한 시각에서 되짚어 본다. 
김범_무제(뉴스)_단채널 영상, DVD, 테이블, 모니터, 부속품_107×122×80cm_2002
세상엔 놀랄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여러 가지 일들이 술 새 없이 일어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런 일들에 대해 말하거나 들을 때마다 반드시 놀란 표정을 짓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가만히 있고, 가만히 있다 보면 시간이 흐르고, 그러다 보면 식사시간도 되고, 잠잘 시간도 되고 그래서 한참 자고 나면 이미 다음날이 되어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과학계에 발표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잠을 충분히 자고 식사를 거르지 않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비가와도 젖지 않고 눈이 와도 춥지 않고 돈이 떨어지지 않고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에 보면 머리가 헝클어져 있지만 빗으로 머리를 잘 빗으면 다시 단정한 머리모습을 가질 수 있습니다. 거울 앞에 서서 어제까지 자신의 모습이 어떠했었는지 잘 기억해보면서 머리를 빗으면 어제 아침과 거의 같은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범(1963- )은 소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가의 유쾌한 상상력을 현실의 사물로 빚어내는 기술이 뛰어난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일상의 사물을 새로운 대상으로 변화시킨 오브제(Object) 작업부터 작가의 상상도를 실현시킨 드로잉과 비디오 작업으로 확장되며, 때로는 단행본처럼 책자의 형식을 가진 공식적인 출판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의 작업이 일상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상황을 서술하는 방식은 피상적으로 볼 때 한없이 가볍고 유쾌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은 인간과 사물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깊은 고민과 나름의 해결방식을 감추고 있다. <무제(뉴스)>(2002)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정보매체 중 대중적 권위와 파급효과가 가장 큰 뉴스를 아주 사소한 개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매체로 변환시킨 작품이다. 대한민국대표 방송사의 메인 남녀 앵커들은 집요한 편집 작업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대변하는 공식적인 창구가 된다. 텔레비전에 대한 환상과 맹신을 지닌 무력한 현대인의 하찮은 일상과 작가의 작은 소망들은 이제 방송을 통해 전파되는 공신력 있는 뉴스로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된다. 본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일상의 연금술》(2004)전에 출품되었던 두 점 중 하나로, 《제51회 베니스비엔날레(Venice Biennale)》,《제8회 이스탄불비엔날레(Istanbul Biennale)》(2003) 및 국내외 주요 전시에 다수 출품 되었으며, 아트선재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wrkinfoSeqno=5987&artist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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