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기 : 게으른 구름》 기자간담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김순기 작가가 쓴 손글씨 '게으른 구름' 앞에서 설명 중인 이수정 학예연구사

8월 29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김순기: 게으른 구름》전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수정 학예연구사의 전시 기획 의도와 함께, 작가와의 전시 투어를 통해 재불작가 김순기의 관심사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서양의 철학과 시공간 개념을 탐구하며 영상, 설치, 드로잉, 회화, 사진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형화될 수 없는 예술과 삶의 관계를 고찰해 온 김순기의 예술세계를 조명하고자 하였다.

전시 투어에 앞서 이수정 학예연구사가 김순기는 동양의 예술 전통을 가장 잘 활용한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강승완 학예연구실장은 미술사에서 구멍 난 부분을 제대로 메우는 것이 미술관의 역할이며, 그 동안 여성 작가들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한국 미술사를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언어와 이미지의 차이를 이용한 언어유희에 바탕을 둔 <색 놀이> 연작


'유희'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드러난 작품들

  • 색 놀이 데생-니스, 1971
  • 종이에 채색
     
    55.5x73, 12.5x12.5x12.5
    <색 놀이 데생-니스>는 작가가 니스 국립장식미술학교에 편입 후 1972년 전국 미술대학 우수졸업생 36인 중 한 명으로 선발되어 참여한 전시에서 발표한 작품이다. 입체로 만든 다면체의 공과 그 공을 그린 드로잉이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는 만다라, 오방색 등 동양 미학과 전통 색채에 대한 김순기의 관심이 드러난다. 이 작품은 그가 오방색을 사용한 회화에서 점차 입체와 설치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9238&artistnm=%EA%B9%80%EC%88%9C%EA%B8%B0

  • 드로잉 시리즈, 1971
  •  
    종이에 채색
     
    15.5x13x5x(4)
    <드로잉 시리즈>는 김순기가 1971년에 니스에 건너가서 제작한 것이다. 그는 동양의 오방색을 이용하여 장난감처럼 가벼운 느낌으로 오브제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작가가 1972년 전국 미술대학 우수졸업생 36인 중 한 명으로 선발되어 참여한 전시에서 발표한 작업 중 하나이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9233&artistnm=%EA%B9%80%EC%88%9C%EA%B8%B0

  • 색 놀이,1977
  • 캔버스에 유화 물감, 수채 물감. 
    16.5x22.3,15x21cm
  • <색 놀이>는 빨간색으로 채색한 캔버스와 한글로 ‘빨강’이라는 글씨가 쓰인 캔버스를 병치시킨 작품이다. 작가는 어떤 대상과 그것을 지칭하는 사회적 약속으로서의 언어 사이의 관계를 유희적으로 나타내는 ‘색놀이’ 연작을 다수 제작하였다. 이는 작가가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활동한 사실과 연관된다. 작품은 한글을 독해하지 못하는 프랑스인 관객들이 글자를 이미지처럼 인식하게 된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9235&artistnm=%EA%B9%80%EC%88%9C%EA%B8%B0

김순기 작가는 본인이 생각하는 유희란 단지 누군가와의 장난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창조적인 것을 발휘할 수 있는 규율을 떠난 열린 태도를 뜻한다고 말했다.


<색따기 No.1 / No.2> (1980-1985)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 광목, 콜라주, 패널에 아크릴릭 물감, 광목, 콜라주
153×153×(2)cm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7146&artistnm=%EA%B9%80%EC%88%9C%EA%B8%B0



단채널 비디오 작업 <조형상황 Ⅲ - 보르도의 10월> (1973)

당시 김순기는 보르도 시의 대학생들이 참여하여 흰색 풍선을 바닷가에서 날리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는 제도적 공간보다 개방된 자연환경 속에서 설치 및 퍼포먼스를 행한 작가의 시도를 보여준다.


시간과 공간의 관계가 형성되는 순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연구 과정이 담긴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장 전경

  • 애주 애주, 
    1998 (2013 버전) 
    단채널 영상, 컬러, 무음
     
    4분 53초
  • <애주 애주>는 영상 이미지 조합과 편집에 관심을 두던 시기에 제작한 영상으로 친구인 무용가 이애주(李愛珠, 1947- )가 앉아서 소리를 내는 모습과 그 뒤로 뛰어 오르는 청개구리(자화상), 나비 등의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를 병치시켰다. 이 작품은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를 한 화면에 합성하는 실험을 하던 시기의 영상 중 하나이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9270&artistnm=%EA%B9%80%EC%88%9C%EA%B8%B0













<주파수 색동 위에 시> 작품 2점과 <봉주르 백남준 Ⅱ> 2채널 비디오 (1984)

김순기는 백남준과 색동으로 된 비단 캔버스에 시를 쓰는 퍼포먼스를 통해 전통색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발 지압판 작품으로, 일요일 오후 4시에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이수정 학예연구사가 김순기의 작업노트를 설명 중이다.

존 케이지를 초청하여 개최한 멀티미디어 페스티벌 <비디오와 멀티미디어: 김순기와 그의 초청자들>(1986) 관련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왼쪽부터 강승완 학예연구실장, 김순기 작가, 이수정 학예연구사
김순기 작가가 설명하고 있는 <보부상 시리즈> 뒷편에는 바늘구멍 카메라로 담은 작업실 실내외 풍경 사진 <바보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 보부상 시리즈, 1991
     
    혼합재료
     
    30×50×38, 9×15×21, 25×25, 28×45×41, 50×39, 45×9×18.5, 19×26, 19×30cm
<보부상 시리즈>는 꼬마전구와 간단한 모터 등을 활용하여 만든 것으로, 아이들의 장난감처럼 단순하면서도 재치가 있다. 작가는 이 시기 작업에서 작고 가변성 있는 재료들을 사용하였다. 이 작품은 1991년 니스근현대미술관(Musee d’Art Moderne et d’Art Contemporain de Nice)에서 열린 김순기 개인전 《0 Time》에 출품되었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9252&artistnm=%EA%B9%80%EC%88%9C%EA%B8%B0


미디어랩실에서는 <복권 동네>, <가시오, 멈추시오> 등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려 속에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묻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오픈소스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로봇 <심심바보 영희> 작업

신작 사운드 퍼포먼스 <시간과 공간 2019>이 전시마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작가는 로봇이 시를 읊는 모습을 통해 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고찰하고자 한다.

전시장을 나오면 작가가 참여했던 전시 포스터와 리플렛을 살펴볼 수 있다.


개집을 형상화한 영상 미디어 작품 앞에서 설명 중인 김순기 작가
  • 강아지, 1995

  •  
    영상 설치;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개집 모형
  •  
    58분 46초, 118x95.8x122.3cm


김순기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미술 ‘95: 질·량·감》 전시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가정용 홈비디오 장비 문제로 원하는 대로 전시가 구현되지 못하자, 대신 조각을 전시하기로 하고 개막을 앞두고 개집을 만들어 그 속에 모니터를 두고 강아지 영상을 상영했다. 그리하여 제작된 <강아지>는 개띠 해에 태어난 작가의 자화상이면서 동시에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비판을 담은 것이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9250&artistnm=%EA%B9%80%EC%88%9C%EA%B8%B0

이수정 학예연구사는 과거에 사운드 퍼포먼스, 현장 제작이 기관의 특성이나 여건과 맞지 않아 김순기의 작품이 전시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김순기: 게으른 구름》은 오는 8월 31일부터 2020년 1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6, 7 전시실, 미디어랩, 전시마당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명 '게으른 구름'은 김순기가 쓴 시의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작가가 지향하는 예술의 의미와 삶의 태도를 담고 있다. 작가에게 '게으름'이란 삶의 매순간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전시를 통해 존 케이지, 이라 슈나이더 등과 교류하며 예술, 철학, 과학을 접목한 김순기의 실험적인 퍼포먼스와 개념미술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미술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작가들의 예술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 홍세림
http://www.daljin.com/column/17230?fbclid=IwAR0rZVpLMCjYga5natZHYV6lLrn60FEr8WVA75WytWE8fIr9Wb7mXI8_Q8o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2019.  8.  29

김순기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김순기:  게으른  구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순기:  게으른  구름'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재불작가  김순기의  삶과  예술,   자연이  조화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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