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각가의 조각적 인식

 


[8월호 Special Feature] NEW VISION 3040+동시대+미술+평론+10

안소연은 ‘조각사 없음’을 전제로 한국 조각사를 다시 읽는다. 동시대 조각가의 ‘조각적 인식’을 중심으로 새로운 조각사를 상상한다. ‘조각적 인식’이란 무언가 조각이 되는 조건과 방법을 인식하는 태도, 조각을 참조해 조각을 제작하는 방식과 연관된다. 이 논의는 한국 최초의 근대 조각가 김복진의 예술 세계를 2010년대로 길어올리며 출발한다. 이후 최하늘, 정서영, 변상환 조각론으로 성큼성큼 점프해 나가는 필자의 논지는 비연속적 흐름으로 역사를 재집필하는 시도와 닮아 있다. 최하늘은 김복진을 레퍼런스 삼는 동시에 대중문화, 민족주의, 성소수자 등 당대의 화두를 끌어와 조각의 언어를 갱신한다. 정서영은 세계를 바라보는 익숙한 관습을 깨고 사물의 무게, 양감, 이면의 물질에 집중해 ‘조각-되기’의 순간을 포착한다. 변상환은 조각가의 역할을 한시적으로 롤플레잉한다. 형강 빔의 단면을 평면에 찍어내는 과정은 3차원 오브제를 2차원으로 캐스팅한 ‘표면만 남은 조각’의 실현이다.

안소연 / 미술평론가.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술비평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부터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미술의 현장에서 언어를 통한 이미지 사유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해왔으며, 2019년에 글쓰기 안식년을 짧게 보내고 나서, 최근에는 비평의 언어와 글쓰기 행위로 예술적 삶의 가치와 실천 방법을 찾고 있다. 2009년부터 다수의 미술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동시대미술에 대한 탐구를 함께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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