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ner Stone, 2011@ Love Your Depot, 2019

 


Corner Stone, 2011, Beton, 45x45x78cm

올해의작가상

이주요: 유예와 지속, 그리고 창작을 위한 어떤 곳

이주요(1971~ )는 임시적이고 가변적인 일상 재료들의 조합을 통해 자신 경험과 주어진 조건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들을 발화하면서 사회의 중심(제도 또는 시스템)과 주변부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거나 잠재된 가치를 찾는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작가의 작업은 사변적이거나 작가 스스로가 지닌 딜레마 혹은 문제에 대한 것으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작가는 분명하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익숙한 규범에 대한 저항, 사회적 미술적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도그마간의 충돌을 자신만의 언어로 그려낸다. 이를 위해 이주요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시의 방식에 대해 새로운 접근과 방법을 제안하거나 기존의 규범들이 만들어 낸 대립과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내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향후 실제로 운영하고자 하는 새로운 형태의 창작 공간이자 작품 보관의 기능을 가진 시스템에 대한 제안이며 동시에 하나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이 되는 신작 <Love Your Depot>를 전시장에 구현했다. 전시장은 크게 작품 창고, 랩(방송국, 미디어 랩, 5층 타워), 컨텐츠 연구소이자 일종의 공유 창작소라고 할 수 있는 ‘팀디포’(TeamDepot)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마련된 미술관의 수장고와 유사한 형태의 작품 창고에는 이주요 작가의 작품 외에도 10여 명의 현대 미술작가들의 작품이 보관되었다. “전시 이후 작품들은 어디로 가나”라고 읊조리는 작가의 낮은 목소리가 울리는 영상 작품에서처럼 예술가에 의해 창작된 작품들은 기관, 미술시장, 소장가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잠재적 폐기와 소멸의 가능성을 지닌다. 이 소멸의 가능성을 유예하고 창작을 위한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제안이 바로 <Love Your Depot>이다. 여기에 보관된 작품들은 전시기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되고 동시에 전시 현장에서 생성된 다양한 컨텐츠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송출된다. 더하여 전시장에 구현된 창고로 작품을 들여오는 작품 반입 퍼포먼스와 적재 퍼레이드 등의 작업 활동은 이곳을 더욱 가변적이며 유연한 창작의 공간으로서 기능하도록 한다. 비평가 찰스 에셔가 이주요의 작업에 대해 “미술적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지 않고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짓는다”2라고 표현한 바 있는 것처럼 이 실험적 시스템은 이미 주어지거나 규정된 조건들을 넘어 예술가 스스로 대안을 찾아가고자 하는 의지와 통찰에서 기인한다. 이 대안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은 작가 자신의 삶과 미술계 시스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제작과 소비 과잉의 시대에 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동시대적 가치를 포괄하는 작업으로 고유한 목소리를 낸다.

http://koreaartistprize.org/project/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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