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별 외계인이 내 그림 뒤에 남긴 방명록 Visitor's Log Left on the Back of My Painting by the Alien from Alpha Star, 2010

Oil on canvas, 162x130cm

주재환(1941- )은 사회, 정치적인 암흑기에 예술을 통한 사회적 발언을 시도했던 1980년 ‘현실과 발언’의 창립멤버였다. 1990년대 몇몇 그룹전에 출품하며 근근이 작품 활동을 지속했던 작가는 2001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을 통해 특유의 자유롭고, 어눌한 형식을 바탕으로 유머러스하며 비판적인 시선이 공존하는 작품을 통해 한국미술계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꾸준히 개인전을 통해 특유의 냉소와 유머가 결합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작가는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 작가 주변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시선을 작품화한다. 형식적으로 그의 작품은 캔버스에 그리는 유채 작업과 작품 종이, 비닐, 각종 포장지 등 재활용품이나 쓰레기 같은 오브제들을 이용한 콜라주 작업으로 나눌 수 있다.


<알파별 외계인이 내 그림 뒤에 남긴 방명록>(2010)은 작가의 유화 작품의 뒷면 나무틀 사이의 공간을 작은 캔버스 삼아 그린 그림이다. 작가는 “우주에 인간밖에 없다면 이는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라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언급을 바탕으로 가상의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하여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 외계인은 주재환의 그림을 본 후에 수학퍼즐을 캔버스 뒷면에 가득 그려놓았다. 이렇듯 황당하고 유쾌한 상상을 자유롭게 풀어내는 주재환의 특성은 잡다한 쓰레기들을 활용한 콜라주 작업에서 잘 드러나곤 한다. 이에 반해 그의 유화 작업은 대부분 어둡고 우울한 푸른 색채를 주조로 추상적이며, 표현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곤 한다. 그런 이유로 캔버스를 뒤집어 말풍선 형태 속에 가상의 외계어(?)를 늘어놓은 이 작품은 주재환의 유화 작품 중에서도 꽤나 독특한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8749&artistnm=%EC%A3%BC%EC%9E%AC%ED%9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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