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작가의 말: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나무나 풀처럼 옆으로 … 혼프
새의 소리를 이어간다면 … 오스카 산틸란
상상의 맹수 호랑이를 키우고 있지 않은지 … 홍 류
돌로 구분을 부수고 … 지미 더럼
빛의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말할 때 … 주마나 에밀 아부드
돼지는 잘 살기 위해 태어났을 뿐 … 조은지
원숭이의 눈에 신성(神聖)이 … 피에르 위그
선명한 이미지 뒤에 감춰진 … 박보
더 잘 들리는 귀를 갖게 되면 … 크리스틴 선 킴
조용한 풍경 너머에는 … 민정기
도시와 아파트에도 사람이 … 김동원, 김태헌, 이인규
시적 상상력이 움직이는 세계의 미래는 … 정서영
사물에게도 긴밀한 연대감을 가질 수 있다면 … 피슐리 & 바이스
좀 더 천천히, 좀 더 가깝게 … 케이티 패터슨
<태도가 작품이 될 때>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박보나 작가의 두 번째 미술 에세이다. 현대미술작품을 작가의 ‘태도’로 설명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저자는 이번 책에서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주제인 ‘생명’을 통해 새로운 미술의 세계를 보여준다. 저자의 책을 차치하고라도 현대미술작품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여론은 여전히 우세해 보인다. 작품을 자유롭게 상상해볼 수 있는 시간은 누군가에겐 ‘궁리’의 재미를 느끼게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너무 어렵고, 잔인한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그 과정은 건너뛰고 곧장 독자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는 책은 많다. 시간을 들여 작품을 바라보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 그 시간을 더욱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책은, 외면당하곤 한다. 책의 배려가 곧 독자들에겐 인내심과의 사투가 되는 것이다. 박보나 작가는 이 양극 사이에서 독자들에게 해석에 대한 운신의 폭을 다정하게 내어주는 한편 본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작가의 태도, 창조성, 상상력에 빗대어 작품을 쉽게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수직적 관계보다는 공존과 연대의 관계에서 미술을 ‘옆으로’ 보도록 돕는다(<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역시 ‘미술과 생명이 옆으로 나누는 대화’가 큰 골자다). 그렇게 납작해진 미술에 대한 해석은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부풀고 떠올라 새로운 입자가 되어 독자를 향한다. 어렵고 잔인하지 않게, 따스하게 사유와 감각을 옮겨갈 수 있도록 작은 숨구멍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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