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sh Sisters


in Dazed & Confused Korea
Mar. 2012
Seoul

성낙희, 성낙영 자매가 함께 작업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연다.
이들은 전시에 맞춰 장소를 옮겨다니는 킴킴 갤러리의 제안으로 압구정동 한 건물 3층 빈 공간에 작품을 채웠다.
“원래 이곳은 사무실인데, 조만간 다른 사무실이 생긴대요. 그 사이에 일종의 ‘공간 침투’로 여기서 전시를 하기로 했죠. 흰 벽의 평범한 갤러리에서 전시했던 그림들도 여기 갖다 놓으면 새롭겠다 싶어서 몇몇 작품은 가지고 왔고, 벽 작업은 이곳에 와서 직접 그린 거라 1주일 넘게 여기에만 있었어요.” 성낙희가 말하고 성낙영이 덧붙였다. “처음에는 압구정동에 전시 보러 누가 가겠나 싶었어요. 그런데 와보니까 할 수 있는 게 많아 보였어요.” 벽에는 낙서 같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 각자 작업한 작품들이 걸려 있다.

다양한 요소 속에서 어떤 게 누구의 작품인지를 가르는 건 불분명해 보인다.
이 전시의 시작 역시 경계 없는 둘의콜라보레이션으로부터였다고 성낙영이 설명했다.
“제가 그린 것에 어느 날 언니가 채색을 하더라고요. 전 언니가 쓰고 남은 면에 뭘 그리고, 그 위에 언니가 또 채색 하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공동 전시까지 하게 됐어요.”
하지만 뾰족하게 생긴 성낙영과 둥글게 생긴 성낙희는 다양한 나라와 문화를 경험하며 떨어져 지낸 기간이 긴 만큼 성향도 성격도 꽤 다르다.
자매는 어릴 때부터 중동, 미국 등 여러 문화권에서 살았고, 각각 영국과 파리에서 공부했다. 장소가 작업에 영향을 끼쳤냔 질문에 성낙희는 “장소가 바뀌는 데 익숙해지고 나니 공간의 경계는 덜 중요해지고 어디서든 공통된 느낌이 중요해졌어요”라고 답했지만, 성낙영은 “오히려 각각 다른 문화권에서의 다른 경험들로부터 작업의 방향을 떠올렸어요”라고 답한다. 둘이 함께 지내는 서울의 작업실을 베이스캠프로 두고 지금도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뭉쳤다 흩어지는 방식으로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성낙영은 나키온이란 이름으로 음악도 만들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음반을 내기도 했다. “예전엔 두 이름의 정체성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상관없어졌어요. 그림으로 잘 안되는 게 음악으로 나올 때도 있고 반대 경우도 있거든요. 매개만 다를 뿐 감성은 같아요.”

앞으로 이 자매가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그들 자신도!) 모른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모든 전형적인 질문은 허공으로 흩어졌다. “작업 중에 새로운 계획이 떠오르면 오히려 깨버려요.
완성됐을 때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불안함이 좋아요.” 성낙영이 말하자 성낙희가 고개를 끄덕 였다.
전시를 본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를 전달하려는 의도 역시 중요하지 않다는 것에도 둘은 동의했다.
“스스로도 작업 하면서 ‘이거다’ 정의 내릴 수 없을 때가 있잖아요.
뭔가 ‘데이즈드’하고 ‘컨퓨즈드’한 기분이 드는 것 자체가 감정을 움직였다는 거니까 좋아요. 관객한테 해답을 원하는 게 아니니까요.”

PHOTOGRAPHER SU IN KWON
EDITOR KYONG EUN LEE

via DAZEDDIGI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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