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4(금) - 10. 18(일)
아르코미술관
구동희, 구민자, 김구림, 김순기, 남화연, 박용석, 박현기, 서동욱, 임흥순, 정상현, 조혜정, 함혜경비디오로 쓴 단편들
<VIDEO : VIDE & 0>전에 참여하는 작가 함혜경의 친구인 에릭(Eric)은 어느 날 홈 비디오로 촬영한 6mm 테이프를 편지를 대신해 보내왔습니다. “이제 와서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이 괴롭다”거나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함께”였던 시절과 같은 자막은 두 사람이 낭만적인 관계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킵니다. 또 한편으로는 사람 좋게 생긴 에릭의 미소에 잔인한 일면이 감춰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에릭의 비디오 편지에 덧입혀진 영어 나레이션과 한국어 자막이 함혜경이 만들어 낸 허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이 모든 추측은 억측이 되고 맙니다.
비디오아트 지원기관으로서의 아르코미술관
2009년 9월 아르코미술관은 <VIDEO : VIDE &0>전과 함께 보다 다양한 국내외 비디오 작품을 수용하는 비디오아트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자체기획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왔던 아르코미술관은 올해 초 인사미술공간을 흡수하면서 아카이브, IASmedia, 신진작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 중 IASmedia는 한국의 비디오 및 디지털 영상 작품의 비디오 아카이브와 컬렉션을 구축하고, 배급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디오아트 전문 아카이브와 온라인 아카이브, 배급업체들을 통하여 아티스트의 비디오 작업이 단편영화나 독립영화와 동일하게 상영되며 영상작업을 자료화, 상업화하는 플랫폼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영상 아카이브 또는 배급업체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장기적인 기획과 투자가 어려운 관계로 실질적인 지원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IASmedia는 2006년에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5명 작가의 싱글채널비디오작품 50점을 컬렉션으로 선정하여 스크리닝 하고 국내외 전시 및 영화제에 프로모션 해 왔습니다. 특히 스크리닝의 경우는 미로스페이스, 필름포럼 등의 예술전문극장에서 작품을 상영하면서 미술 분야 이외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극장에서의 스크리닝은 비디오 아트의 다양한 형식 중 싱글채널비디오만을 상영할 수 있다는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비어 있는 그릇’에 담긴 이야기
이번 전시에는 기존의 컬렉션과 동일하게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현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30-40대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싱글채널 이외에 투채널, 쓰리채널, 영상설치 등 극장에서 상영할 수 없었던 방식의 작품들이 포함됩니다. 김순기와 구민자는 비디오아트의 매체적 특성인 시간성, 다시 말해서 찰나이자 영겁인, 분절적인 동시에 연속적인 시간을 기록합니다.
김순기의 작품 제목이자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Vide & 0’는 불어로 비어있음(Vide)과 물(Eau), 허(허)와 제로(Zero)를 의미하며 포루투갈어로도 ‘나는 비어 있음’(Vide & Eu), 즉 我之無 無之我를 뜻합니다. 비어 있는 그릇인 비디오는 테크놀로지나 언어로 한계를 말하는 도구로서의 비디오가 아니라, 한계도 없고 우유부단한 그릇으로서의 비디오인 셈입니다.
정상현, 남화연, 박현기는 실제와 허상의 관계에 대한 답변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풀어갑니다. 진실과 허구, 가상공간의 구현,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의 간극은 비디오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미술에서 반복된 오래된 소재입니다. 한편 서동욱과 함혜경은 보다 사적인 목소리로 현실과 허구가 혼재된 회고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박용석, 임흥순, 조혜정의 작업에는 TV의 상업성, 대중성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되짚어보는 도구라는 비디오아트의 특성이 드러나 있습니다. 근대와 현대,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사적인 기억과 공적인 기억은 단절된 상태로, 때로는 분리될 수 없는 상황으로 재구성됩니다.
1969년에 제작된 김구림의 영상이 일상과 권태의 기록이라면 2009년에 만든 구동희의 영상은 보다 영화의 어법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아티스트들은 이미 영화의 초기시기부터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시도를 감행해 왔습니다.
관련프로그램으로 기획된 해외 작품 스크리닝에는 1950-80년대의 활동한 주요 해외작가들의 작품들 중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영화들을 소개합니다. 향후 아르코미술관은 한국비디오아트의 주요 작업들을 소장한 아카이브이자 지원기관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Projects that were originally run by Insa Art Space are now being assimilated by Arko Art Center.
This includes IASmedia, responsible for distribution, screening and archive of single-channel videos. 'VIDEO : VIDE & 0' exhibition will mark the inauguration of the new program at Arko Art Center in establishing itself as a professional organization to support media art and the initiation of future activities such as media art exhibitions, screenings and international exchange.
'VIDEO : VIDE & 0' exhibition aims to expand on the limited nderstanding of video art by the general audience through introduction of works that include works that examine themes like objectness of the television screen and spectacle of the repetitive brilliant image or interactive artworks focused on technology. 'VIDEO : VIDE & O' borrows its title from the title of Kim Soun-gui’s work. It means emptiness (vide) and water (eau) in French and it also forms a combination of void (虛) and zero (0). The title acts as a metaphor for “empty vessel”, alluding to video’s ability to hold an array of images of life; as a plate that accommodates the process of continual transformation ? taking on many different forms and a stream of diverse moments.
관련 프로그램: 스크리닝 & 토크
확장영화 : 미디어 테크놀로지
일시 : 2009. 9. 25. 5시, 아르코미술관 세미나실
기획 : 이행준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프로그래머)
1950-1980년대 제작된 실험영화와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중심으로 시각 매체에 흡수되고 있던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측면을 제시. 제임스 휘트니(James Whitney), 조단 벨슨
(Jordan Belson), 스탄 반데어벡(Stan VanDerBeek) 등의 작품 상영
영화의 매체적 활용을 통한 서사의 재맥락화
- 일시 : 2009. 10. 9. 5시, 아르코미술관 세미나실
- 기획 : 김계중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영화의 내러티브, 영화 속 인물의 사회적인 조건, 영화 영어의 정신분석학적 접근 등을 중심으로 작품 소개. 브루스 노먼 오네모토(Bruce and Norman Yonemoto), 라이언 트레카틴(Ryan Trecartin), 브루스 코너(Bruce Conner) 등의 작품 상영
작품 설명
#1. 김순기
DVD, 설치(PAL : copy of master U-Matic, copyright 1989), 27분, 1989
김순기는 시공간의 혼돈을 다룬다. 특히 시간은 김순기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작가는 비디오를, 마치 하루살이 버섯이 찰나를 살며 아침과 저녁, 시간의 흐름을 모르고, 마치 저 늙은 소나무가 봄과 가을을 수만 년씩 지켜보며 한없는 세월을 사는 것과 비교해 본다. 다시 말하면 비디오라는 것은 제일 작은 찰나의 순간도, 한없이 긴 세월도, ‘지금-여기’의 찰나로 담아주는 그릇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순기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비디오는 테크놀로지나 언어로 그의 한계를 말해주는 도구로서의 비디오가 아니라, 비트겐슈타인이 이야기하듯 언어의 ‘삶의 모습들’, 다시 말해 열려 있는 언어놀이로서의 한계도 없고, 우유부단한 그릇으로서의 비디오다.
프랑스어로 비디오(Video)는 비어 있음(Vide)와 물(Eau)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더 나아가 ‘허(虛)와 제로(Zero)` 또는 ‘Vide & 0’가 될 수도 있다. 포르투갈어를 이용해 보면 ‘Vide & Eu’ 즉 ‘나는 비어 있다’ 이니, ‘我之無 無之我’이다. 다른 말로 해보면 비디오는 ‘비어 있는 그릇’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그릇은 잘 사용함으로써 빛이 나는 빈 그릇이라 할 수 있다.
'VIDEO : VIDE & 0' exhibition aims to expand on the limited nderstanding of video art by the general audience through introduction of works that include works that examine themes like objectness of the television screen and spectacle of the repetitive brilliant image or interactive artworks focused on technology. 'VIDEO : VIDE & O' borrows its title from the title of Kim Soun-gui’s work. It means emptiness (vide) and water (eau) in French and it also forms a combination of void (虛) and zero (0). The title acts as a metaphor for “empty vessel”, alluding to video’s ability to hold an array of images of life; as a plate that accommodates the process of continual transformation ? taking on many different forms and a stream of diverse moments.
관련 프로그램: 스크리닝 & 토크
확장영화 : 미디어 테크놀로지
일시 : 2009. 9. 25. 5시, 아르코미술관 세미나실
기획 : 이행준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프로그래머)
1950-1980년대 제작된 실험영화와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중심으로 시각 매체에 흡수되고 있던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측면을 제시. 제임스 휘트니(James Whitney), 조단 벨슨
(Jordan Belson), 스탄 반데어벡(Stan VanDerBeek) 등의 작품 상영
영화의 매체적 활용을 통한 서사의 재맥락화
- 일시 : 2009. 10. 9. 5시, 아르코미술관 세미나실
- 기획 : 김계중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영화의 내러티브, 영화 속 인물의 사회적인 조건, 영화 영어의 정신분석학적 접근 등을 중심으로 작품 소개. 브루스 노먼 오네모토(Bruce and Norman Yonemoto), 라이언 트레카틴(Ryan Trecartin), 브루스 코너(Bruce Conner) 등의 작품 상영
작품 설명
#1. 김순기
김순기는 시공간의 혼돈을 다룬다. 특히 시간은 김순기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작가는 비디오를, 마치 하루살이 버섯이 찰나를 살며 아침과 저녁, 시간의 흐름을 모르고, 마치 저 늙은 소나무가 봄과 가을을 수만 년씩 지켜보며 한없는 세월을 사는 것과 비교해 본다. 다시 말하면 비디오라는 것은 제일 작은 찰나의 순간도, 한없이 긴 세월도, ‘지금-여기’의 찰나로 담아주는 그릇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순기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비디오는 테크놀로지나 언어로 그의 한계를 말해주는 도구로서의 비디오가 아니라, 비트겐슈타인이 이야기하듯 언어의 ‘삶의 모습들’, 다시 말해 열려 있는 언어놀이로서의 한계도 없고, 우유부단한 그릇으로서의 비디오다.
프랑스어로 비디오(Video)는 비어 있음(Vide)와 물(Eau)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더 나아가 ‘허(虛)와 제로(Zero)` 또는 ‘Vide & 0’가 될 수도 있다. 포르투갈어를 이용해 보면 ‘Vide & Eu’ 즉 ‘나는 비어 있다’ 이니, ‘我之無 無之我’이다. 다른 말로 해보면 비디오는 ‘비어 있는 그릇’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그릇은 잘 사용함으로써 빛이 나는 빈 그릇이라 할 수 있다.
O.O.O.,
1989, 혼합 매체, 300x100x160cm
1987, 종이 위에 수채, 연필, 29.8x39.4cm
http://www.mu-um.com/?mid=02&act=dtl&idx=34543
함부르크 미술관(Kunsthaus Hamburg)에서 열린 개인전 때 작품 컨셉 낭독 퍼포먼스와 설치된 VIDE&0를 촬영한 기록영상이다. 'Vide & O' 는 영어로 ‘비디오’이자 프랑스어로 ‘비어 있는(Vide)’, ‘물(Eau)’이라는 이중의 의미를 갖는다. 작가는 얼음으로 속이 빈 모니터 조각을 제작하려 했고 특히 모니터의 프레임과 내부가 서로 다른 속도로 녹아내릴 수 있도록 수차례 연구와 실험을 계속했다. 마침내 방법을 찾아 제작을 의뢰했을 때, 얼음 공장 직원이 ‘빈 물(Vide eau)’이라고 표기하여 주었다. 평소 언어유희를 즐겨 하는 작가는 실수로 붙은 제목이 영상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비어있는 모니터의 속성을 정확히 포착했다고 생각하여, 작품 제목을 로 명명했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wrkinfoSeqno=9276&artistnm=%EA%B9%80%EC%88%9C%EA%B8%B0
- 작품명
- Vide & O - 함부르크 미술관
- 제작연도
- 1989
- 재료
-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 규격
- 23분 28초
<42 .195="">비디오, 16시간 42분 27초, 200642>
마라톤은 인간승리, 도전정신 등을 상징하며, 기록보유자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우상이 되기도 한다. 또한 운동경기로서 순위가 가려지며, 스포츠 과학자들은 기록 단축을 위해 전략을 세워 제시하고 연구에 매진한다. 그러한 모든 노력과 함께, 세계 마라톤은 치열한 기록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작가는 이런 맥락을 벗어나 올림픽 경기의 모토 중 하나인 ‘더 빨리’가 아니라 더 천천히, 시간을 나누어 이틀에 걸쳐 혼자서 덤덤하고 힘들지 않게 마라톤을 한다. 2006년 10월 3일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10월 4일 저녁 7시 26분에 완주하는데, 이는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것으로서 동일한 행위가 수행된 나누어진 시간이 의미를 통해 연속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http://www.arkoartcenter.or.kr/nr4/?c=5/20&cat=%EB%B3%B4%EB%8F%84%EC%9E%90%EB%A3%8C&p=2&uid=12050
Description: | Catalogue of the titled exhibition at Arko Art Center, Seoul, marking the beginning of a video art support programme devised to accommodate a wider range of Korean and foreign video works. Drawing on the pre-existing collection, this exhibition focuses on mid-career artists and includes two-channel, three-channel videos and film installations in addition to single-channel video work. |
Language/s: | English, Korean |
: | KIM Soungui(김순기), GU Minja(구민자), JUNG Sanghyun(정상현), PARK Hyunki(박현기), NAM Hwayeon(남화연), SUH Dongwook(서동욱), HAM Hyekyoung(함혜경), IM Heungsoon(임흥순), PARK Yongseok(박용석), CHO Hyejeong(조혜정), KIM Kulim(김구림), KOO Donghee(구동희) |
: | AHN Kyunghwa(안경화) |
Publisher: | Arko Art Center, Arts Council Korea (Seoul) |
Year of Publication: | 2009 |
No. of Pages: | 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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