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재료로 울림주는 민중미술'…주재환 회고전

    주재환 작가 
'민중미술 1세대'로 분류되는 주재환(76)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4일 개막한 주재환 회고전 '어둠 속의 변신'이 4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린다. 주재환은 홍익대 미대에 입학했으나 한 학기 만에 중퇴했다. 이후 피아노 외판원, 창경궁 아이스크림 노점상, 방범대원 등으로 일하다가 1980년대 현실참여 미술운동 그룹 '현실과 발언'을 통해 뒤늦게 미술계에 입문했다. '현실과 발언' 창립 멤버인 그는 강요배, 김정헌, 민정기, 박재동, 성완경, 오윤, 임옥상 등과 함께 활동하면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줄기차게 표현해왔다. 그는 스스로 '1000원짜리 작가'라고 소개한다. 값싸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작품을 창작하기 때문이다. 자갈, 양은냄비, 성냥개비, 복사 이면지, 동네 공사장에 버려진 대못, 여성전용 사우나에 비치된 수건 등이 그것이다. 흔한 재료를 쓰지만 작품이 주는 울림은 크다. 2010년 작 '다이아몬드 8601개 vs 돌밥'은 현대미술품의 판매가격과 브라질 빈민층의 일상을 대비시켰다. 영국의 유명 미술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918억5000만원에 낙찰된 사실이 거론되면서 브라질 빈민층들이 배가 고파 보채는 자녀들을 속이는 일화를 소개한다. 이들은 자갈과 물이 담긴 냄비가 끓는 동안에 자녀들이 잠들기를 기다린다.
또 다른 작품 '현기증'에선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는 미술비평 구절과 실제 작품을 비교해놨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유혜종 박사는 "주재환은 일상의 사물들과 현상들을 자신의 미학적 공간인 밤의 세계에 옮겨와 그것들을 새로운 감각적 환경에서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News1) 박정환 기자 |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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