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작가상 2018

SBS Foundation and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MMCA, Korea) co-organize Korea Artist Prize to support and promote representative artists of Korea into exceptional international artists, leading the 21st century art scene.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 Seoul
2018.8.11-11.25

참여 작가: 구민자, 옥인 콜렉티브, 정은영, 정재호 



《올해의 작가상 2018》

이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예술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작가가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줄 수 있을까. 각 작가의 상황마다 그 답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미술이 작가 개인만의 작업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나 공연에서와 같은 협업을 통해 실현되고, 작품이 실현된 공간과 환경과 점점 더 긴밀한 관계를 맺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실험에 도전할 수 있는 공간과 제작 지원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Korea Artist Prize’은 국립현대미술관과 SBS 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전시공간과 제작 지원, 그리고 국내외 전문가 및 폭넓은 관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 신작 제작을 위한 비용과 기회를 제공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한다. 이후 국제적인 미술전문가로 구성된 위원들의 심사를 통해 1명의 최종 수상자를 시상한다. 복수의 후보 중 1인을 선정하는 시상제라는 형식 때문에 대개 경쟁구도와 최종 수상자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올해의 작가상’에서 ‘상’이라는 단어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지점은 사실 ‘올해’와 ‘작가’이다. 
<<올해의 작가상 2018>>은 올해, 즉 2018년 바로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누구이며, 좁게는 우리 미술계에서, 넓게는 우리 사회에서 비평과 토론의 소재로 삼고 있는 작가들이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전시이다. 2018년의 작가들- 구민자, 옥인 콜렉티브(김화용, 이정민, 진시우), 정은영, 정재호-은 어떻게 ‘올해’를 대표하고 있으며, 이 ‘작가’들은 예술가로서 어떤 태도를 견지하고, 어떠한 비전을 우리에게 제시하는가. 우리는 이들의 작품에서 무엇을 발견하며, 이들의 예술은 어떤 점에서 ‘동시대적’인 것인가. <<올해의 작가상 2018>>은 바로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묻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올해 4명(팀)의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지금 우리를 둘러싼 상황/사고가 본래적인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공통적으로 자신의 삶 가까운 곳에서 발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미학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의미 있게 탐구하며, 그 과정에서의 비판적 성찰과 탐구 과정을 공유하는 4명(팀)의 신을 보여주려고 한다. 신작과 함께 작가별로 작업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울 아카이브가 각각 구성된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한 특징이다.
구민자: 하루를 두 번 살 수 있는가? 문명이 자연에 개입될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가.
구민자(1977~)는 퍼포먼스와 영상을 통해 노동, 시간, 사랑 등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이고 근원적인 경험과 이에 대한 관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플라톤의 <향연>에서처럼 젊은이들이 밤새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한국인의 시간 사용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평균적 삶’을 퍼포먼스로 수행하고, 조리예에 제시된 포장 속 재료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요리를 정성껏 완성하면서 우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인 관념을 불편하고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여러 도시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섬머타임제를 실시하는 도시를 경험한 작가는 ‘시간’이라는 자연에 개입된 문명의 인위성, 혹은 생경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0도의 기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경도 180도에서는 한 장소의 동쪽과 서쪽이 각각 다른 날이 되는 ‘날짜 변경선’이 만들어진다. 피지의 타베우니에서 날짜변경선 동쪽은 오늘이지만, 서쪽으로 한 걸음만 가면 어제가 된다. 만약 한 사람이 날짜변경선 동쪽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서쪽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그 사람은 하루를 두 번 살게 된다. 반대로 날짜변경선 서쪽에서 하루를 보낸 사람이 다음 날 날짜변경선 동쪽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그 사람은 하루를 건너뛰고 이틀 뒤의 날짜를 살게 된다. 시간은 불가역적이지만, 타베우니에서 이 불가능한 상황이 가능해지는 역설이 발생한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을 오가는 가운데 시간의 의미, 삶의 의미를 묻는 <전날의 섬, 내일의 섬>은 작가 자신과 지인이 직접 날짜변경선 양쪽에서 24시간을 보내고 다음 날 자리를 바꿔 다음 24시간을 보낸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한 영상 및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이 퍼포먼스를 통해 “하루를 두 번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불가역적인 시간의 흐름과 삶의 의미를 묻는다. 작가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믿는 많은 것들이 사실 인간에 의해 임의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다른 문화권에서는 전혀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탐구한다. 구민자 작가의 경우, 국내외 레지던시나 전시 등 다양한 계기를 통해 새로운 공간과 사회를 조우했을 때 갖게 된 의문에서 작품을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 시간들 속에서 수집하고 제작한 오브제들이 공개된다.
http://koreaartistprize.org/project/2018/
https://tv.naver.com/v/353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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