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갤러리 '주재환 기획전' 관심

제주미술사랑 세종갤러리(대표 양미경)가 2002년  9월 5일부터 19일까지 15일간 기획전으로 ‘주재환전’을 연다.  재정적 부담 등으로 갤러리 운영상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서도 미술동네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는 작가를 선정 모처럼만에 순수기획전을 여는 것이다.

 주재환은 2002년 광주비엔날레 초대작가이자 유네스코 특별상을 수상한 작가.
수상작은 9·11테러를 빗댄 작품 ‘크기의 비교, B-52:빈 라덴’이다. 이 작품에 대해 프랑스의 르 몽드지는 ‘빈 라덴과 미국이라는 두가지 광기를 같이 붙여놓은 재기 넘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주재환은 60줄에 들어선 나이에 비로소 개인전이라는 것을 열었다. 2000년 서울 아트센터에서 열린 ‘이 유쾌한씨를 보라’가 그것이다. 당시 그의 전시회는 화단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대의 역사의식과 치열한 문제의식을 보여줄 뿐 아니라 서구미술사조의 무조건적인 추종과 모방풍조에 가차없는 질타를 가하는 듯한 작품들이 미술동네의 안일한 인식을 뒤바꿔 놓은 것이다. 그는 또 주변에서 가장 싸게 그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하찮은 것들을 작품의 재료로 즐겨 사용한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폐품들과 온갖 잡동사니들이 훌륭한 미술재료가 되는 것이다. 그는 농담조로 그것을 ‘1000원짜리 예술’이라고 부른다. 혼합재료와 설치 인쇄물 콜라주 유화 등 조형요소와 형식파괴를 통해 현실을 보여준다. 사실 독특한 그의 작품은 1980년대나 90년대 미술계나 몇몇 매니아들에게 아름아름 알려지기 시작했다. 권력층의 부패를 풍자한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나 ‘몬드리안 호텔’ ‘소주와 성경’ 등 그의 대표작이 전시되는 이번 제주전에 화가들 뿐 아니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 AP_43×31.8cm_1986, 2014
 
53×37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6130&artistnm=%EC%A3%BC%EC%9E%AC%ED%99%98
주재환(1941- )은 한국 사회의 부패성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작가이다. 그는 각종 플라스틱 제품, 잡지, 광고, 사진, 인쇄물, 못쓰는 장난감, 인형, 조화, 테이프, 끈, 버린 액자, 거울 등 소비사회에서 생산되어 넘쳐나는 폐품들을 소재로 작업활동을 한다. 이로 인해 재료비가 거의 들지 않는 예술을 한다는 의미에서 ‘1000원짜리 예술’ 혹은 ‘가난한 예술’을 하는 작가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특히 1990년대 이후에 가지각색의 혼합매체로 제작한 작품들은 그 유희성과 사회적인 풍자정신의 절묘한 결합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소비사회가 본격적으로 전개된 이후 등장한 젊은 세대 작가들 가운데에는 미술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행위, 그 결과에서 나타나는 유희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주재환은 이러한 작가군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였다.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1986)는 뒤샹(Marcel Duchamp)의 <계단을 내려오는 나부>(1912)를 패러디(Parody)한 작품으로, 계단 위에서 떨어지는 오줌 줄기를 통해서 현대 모더니즘 미술의 과도한 신화화를 풍자하고 있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ollectionsDetailPage.do?menuId=0000000000&wrkinfoSeqno=6130&artistnm=%EC%A3%BC%EC%9E%AC%ED%99%98

몬드리안 호텔, 2000, 컬러 복사, 148.3×112cm
 주재환은 서울 출신으로 홍익대 미대에서 수학하고 ‘현실과 발언’ 창립전 등에 참여했으며, 제10회 민족예술인상을 수상했다.
© 한라일보, Jeju
http://www.ihalla.com/searchview.php3?no=44606&read_temp=20020711&section=36
July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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