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광주비엔날레 대규모 신작 선보인다

 

▲ 우순옥 작가의 `아주 작은 집 - 무각사’ (색의 방,2012)

 2012광주비엔날레의 개막을 10일 앞둔 28일. 전시장에는 작품 설치가 한창이고, 레지던시 작가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비엔날레의 전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전시장 공간의 공정률은 98%로 설비 및 구성이 마무리 단계이며 전시 작품 설치도 60% 이상 완료된 상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012광주비엔날레 ‘라운드 테이블’의 전체 전시작 중 신작이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으로 관람객들은 ‘라운드테이블’만을 위해 제작되는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40개국 92명의 작가(팀)가 참여해 300작품 1500여 점이 전시될 이번 비엔날레에는 새로 다시 제작되는 작품을 포함하여 총 51명(팀)의 작가가 신작제작에 참여하고, 이중 15명(팀)의 레지던시 작가들이 과정 중심의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정치적 평등성과 독자성의 메시지를 담은 ‘라운드테이블’을 주제로 열리는 2012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작가적 명성이나 특정 경향보다 동시대의 문화적 다양성과 자주성에 뿌리를 두고 작업을 해온 작가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 작가들은 특히 정보사회가 가져온 동질화의 문제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세계 곳곳의 상황들을 반영하는 다양한 담론들에 주력해 정치적, 경제적, 국가적, 그리고 상이한 문화적 현상이 가져오는 변화와 징조들을 담아내는 신작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새롭게 제작되는 작품들은 복합매체설치, 인터랙티브 비디오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복합매체설치, 퍼포먼스, 회화, 공공미술 등 다양한 형식을 띄고 있어 현대미술 복잡하고 다양한 전개 양상을 반영한다.
 

 ▶비디오/설치 퍼포먼스

 2012 포트폴리오 공모를 통해 2012광주비엔날레에 데뷔하는 로이스 응은 광주의 대인 시장에서 만난 제바디아 애링톤, 고수휘, 그리고 소이치로 미츠야와 함께 ‘제바디아 애링톤의 발라드’라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는 작품을 통해 애링톤이 미국에서 그래피티를 하다가 감금당했던 경험과 춘향전에서 춘향이 감옥에 갇히는 내용을 서로 연결시키면서 창극의 형식을 빈 퍼포먼스와 비디오, 그래피티 작업을 통해 사회의 계급 문제와 표현의 자유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인도의 아티스트 콜렉티브 캠프(지니아 암바파르디왈라, 샤이나 아난, 산제이 방가, 아쇼크 수쿠마란)는 비디오, 영화 시나리오, 퍼포먼스를 합쳐 최근 인도를 떠들썩하게 한 ‘2G 스펙트럼’ 이라 불리는 사건을 다루는 ‘라디오 도청’을 선보인다.
 미술가 겸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마그누스 뱃토스는 개인의 일대기와 이야기를 담은 텍스트와 비디오, 오브제, 설치 등을 이용해 주로 작업하는데,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스벤손 일대기 생중계’라는 작품을 광주극장에서 선보인다. 작가의 작고한 친구 스벤손(S. Svensson)의 삶을 무성영화로 만들어 내레이터, 드러머 등이 현대판 변사로 참여하는 비디오와 퍼포먼스가 결합된 작품이다.
 시징맨은 중국의 첸 샤오시옹, 한국의 김홍석 그리고 일본의 오자와 츠요시가 2006년에 결성한 프로젝트 기반의 협력그룹이다. 시징맨의 새로운 작업 ‘서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서경 이민국’은 이주나 여행에 대한 작업이다. 세 작가는 여행이나 이주 등 다른 나라의 국경을 통과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두 개의 시나리오를 쓰고 이 시나리오에 기초하여 두 작가가 영상을 만들어 상영한다. 이들의 작업에서 관객은 실제 국경을 넘을 때와 같이 ‘서경’의 여권 심사대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때 엄격하고 까다로운 통상적인 여권 심사 방식 대신, 이를테면 ‘춤을 춰보라’는 식의 유쾌하고 편안한 입국을 경험하게 해 안과 바깥, 거주자와 이주자의 심각한 경계를 웃음으로 전환시킨다.


 ▶복합 매체 설치

 한국작가 우순옥은 광주 무각사 내에 있는 여덟 개의 작은 명상의 방들을 하나로 이어 구성한 ‘아주 작은 집-무각사(색의 방, 2012)’를 선보인다. 부분이 전체를 이루고 전체가 곧 부분이라는 불교 철학에 기반한 작업이다. 여덟 개의 방으로 통하는 창문이 스크린이 되어 그 위로 마치 빛이 호흡을 하듯 여덟 가지 다른 색들이 서서히 떠오르고 다시 사라진다. 창 하나에 하나의 색이 입혀져 각기 다른 빛깔의 여덟 개의 창을 이루고, 방 하나가 커다란 사물이 되어 빛을 머금게 된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길초실은 콜라주, 페인팅, 조각, 사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광주에서 발견한 이미지들을 이용해 ‘공동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약해지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대인시장이나 안전상의 문제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대학교 기숙사의 입구와 같은 장소에서 작가가 발견한 이미지를 찍은 사진을 재구성하거나 재구축했다. 기억처럼 중첩된 콜라주의 이미지에는 많은 광주 사람들의 흔적과 작가의 개인적인 발견이 중첩되어 있다. 이미지들은 사진으로 기록되고 재조합되어 콜라주로 구성되기도 하고, 예전에 쓰던 공사 기법을 사용한 조각 등으로 재구성되기도 한다.

 
 ▶게임 등 관람객 참여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태국 작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탁구대를 형상화 한 작품 ‘무제 2012 (크롬 존) (불/규칙적)’를 선보인다. 14개의 네트를 통해 남과 북으로 분단된 한국의 모습을 암시한다. 네트로 양분된 테이블, 그리고 공격과 수비의 스포츠인 탁구의 경기 규칙은 냉전시대의 민족주의 이미지를 반영한다. 관객들이 직접 탁구대에서 게임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인도네시아 작가 틴틴 울리아의 ‘우리는 꽃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지도에 기반한 과정 중심적인 작업이다. 지도는 게임의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로부터 시작된다. 그 안에서 관객의 참여를 통해 계속해서 협의가 일어나면서 지도의 경계가 변화한다. 지도 제작의 모든 과정은 녹화돼 참가자들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다. 작가는 국경을 넘는 ‘이주’의 원인이 되는 지역적 문맥, 특히 세계화의 거대한 문맥 속에서의 개인적인 삶을 관찰한다. 작가는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광주 대인시장의 사람들을 만나 개인의 역사를 조사하면서 특히 1980년 광주민주항쟁과 관련된 부분을 집중 조명한다.


 ▶공간 디자인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세계적인 독일출신의 작가 토비아스 레베르거는 비엔날레 전시장 1층 로비에 작은 아트숍 공간을 구성한다. 레베르거는 비엔날레홀 입구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디자인해 그 곳에 대안공간이나 소규모 기관들을 초대한다. 기관에서 제작한 한정판 작품이나 작가들이 기부한 작품들을 전시하면서 협동조합의 형태로 판매하는 공간을 선보이는 작업이다. 비엔날레라는 대규모 전시 안에서 소규모 기관들의 프로그램과 현재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작품명은 ‘나는 당신에게 빚을 졌습니다.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빚진 것이 없습니다, 2012’다.
 한편 2012광주비엔날레는 9월7일부터 11월11일까지 66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무각사, 광주극장, 대인시장, 서구문화센터,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용봉생태습지(용봉제) 등 광주시내 전역에서 펼쳐진다. 

 채전경 기자

출처 : 광주드림(http://www.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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