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에 대한 찬가,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에 대한 위로
정림건축문화재단의 라운드어바웃 윈도우갤러리에는 작년 10월 29일부터 과일주 한 통과 33개의 술잔이 놓여 있습니다. 오는 2월 3일(수) 저녁 7시, 33명의 사람들과 100일을 서울에서 보낸 과일주를 한 자리에서 함께 마시는 것으로 본 작업은 일단락 됩니다. 저마다 주변의 떠나는 이들을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함께 잔을 나눌 분들은 아래 이메일로 참석 여부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작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및 첨부파일을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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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작품 속으로, 작품에서 다시 일상으로 그 경계를 옮기고 떠나는 구민자 작가는 이번 를 통해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었던 단어들이 지닌 중의적 표현을 작품으로 치환했다. 벨기에의 겐트, 러시아의 모스크바, 한국의 서울, 그리고 다시 벨기에의 겐트로 옮겨다니며 술과 과일, 그리고 각 도시를 매번 ‘떠나는’ 작가의 몸과 생각을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한다. '스피릿(Spirit)'이라 통칭되는 도수가 높은 맑은 술에 작가는 여행의 쉼터이자 양식이 되는 무화과(Fig), 수많은 날과 시간을 의미하는 대추야자(Date), 그리고 누군가/무언가를 태우고 항상 떠남을 숙명으로 반복하는 배(Pear)를 담았다. 담근 술은 100일 뒤 33명의 사람이 나누어 마시며 저마다의 스피릿의 방향과 바람을 담는다.
Feb. 2016
Seoul
벨기에, 러시아, 한국 세 나라를 걸쳐 이동하며 행해지는 술과 술잔 만들기, 술 나누어 마시기는 떠남에 대한 찬가이면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함이다. 잔에 뚫린 구멍을 통해 땅과 공중에 뿌려줌으로써, 떠난 존재들과 그 마음을 나누기로 한다.
스피릿(Spirit), 땅에서 온 스피릿, 몸으로 가는 스피릿.
술을 담근다. 몸을 담근다.
배가 뜬다. 배를 띄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진기한 것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다. 얼마 지나 배고프고 지칠 무렵, 무화과(Fig) 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그는 무화과를 먹고 나무 아래서 휴식을 취했다.
대추야자(Date) 하나,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여섯째, 일곱째, 여덟째, 아홉째, 열 번째, 열한 번째, 열두 번째, 열세 번째, 열네 번째, 열다섯 번째, 열여섯 번째, 열일곱 번째, 열여덟 번째, 열아홉 번째, 스무 번째, 스물한 번째, 스물두 번째, 스물세 번째, 스물네 번째, 스물다섯 번째, 스물여섯 번째, 스물일곱 번째, 스물여덟 번째, 스물아홉 번째, 서른 번째, 서른한 번째, 서른두 번째, 서른세 번째…
술을 담그고 100일이 지난 후, 33명의 사람들은 술이 있는 장소에 방문하여 한 잔의 술을 받아 마신다. 술은 무화과(Fig), 배(Pear), 대추야자(Date)에 보드카를 부은 것이다.
겐트-모스크바-서울-겐트
겐트-모스크바-서울-겐트
1. 겐트에서, 작은 구멍이 뚫리고 세워지지 않는 술잔을 자기로 빚는다.
2. 겐트에서 모스크바로 스피릿(Spirit)인 지네버(Genever)와 과일, 자기로 빚은 술잔 33개를 가져간다. 과일은 무화과, 배, 대추야자이다.
3. 모스크바에서도 역시 작은 구멍이 뚫린 술잔을 빚는다.
4. 지네버와 무화과, 배, 대추야자로 술을 담근다. (2015년 9월 25일)
5. 모스크바를 떠난다.
2. 겐트에서 모스크바로 스피릿(Spirit)인 지네버(Genever)와 과일, 자기로 빚은 술잔 33개를 가져간다. 과일은 무화과, 배, 대추야자이다.
3. 모스크바에서도 역시 작은 구멍이 뚫린 술잔을 빚는다.
4. 지네버와 무화과, 배, 대추야자로 술을 담근다. (2015년 9월 25일)
5. 모스크바를 떠난다.
6. 모스크바에서 서울로 스피릿(Spirit)인 보드카(Vodka)와 과일(무화과, 대추야자, 배), 그곳에서 빚은 술잔 33개를 가져간다.
7. 서울에서도 작은 구멍이 뚫린 같은 모양의 술잔을 빚는다.
8. 보드카와 러시아에서 가져온 무화과, 배, 대추야자를 이용해 술을 담근다. (2015년 10월 26일)
9. 서울을 떠난다.
8. 보드카와 러시아에서 가져온 무화과, 배, 대추야자를 이용해 술을 담근다. (2015년 10월 26일)
9. 서울을 떠난다.
10.서울에서 겐트로 스피릿 spirit (소주Soju) 과일(무화과, 배, 대추야자), 서울에서 빚은 술잔 33개를 가져간다.
11. 소주와 무화과 배, 대추야자를 이용해 술을 담근다.
11. 소주와 무화과 배, 대추야자를 이용해 술을 담근다.
12. 모스크바. 술을 담근 후 100일 후, 33명의 사람들은 33개의 술잔에 각각 한 잔의 술을 담아 마신다.
13. 서울. 술을 담근 후 100일 후, 33명의 사람들은 33개의 술잔에 각각 한 잔의 술을 담아 마신다.
14. 겐트. 술을 담근 후 100일 후, 33명의 사람들은 33개의 술잔에 각각 한 잔의 술을 담아 마신다.
13. 서울. 술을 담근 후 100일 후, 33명의 사람들은 33개의 술잔에 각각 한 잔의 술을 담아 마신다.
14. 겐트. 술을 담근 후 100일 후, 33명의 사람들은 33개의 술잔에 각각 한 잔의 술을 담아 마신다.
photo via instagram
https://www.facebook.com/junglimfoundation1/photos/pcb.931132770303906/931132733637243MMCA,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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