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동아시아 현대미술展 Nostalgia, East Asia Contemporary Art Exhibition

http://ilya.blog.me/70119211872

2011_0730 ▶ 2011_0827
참여작가DUAN Jianyu 두안지안유_GU Minja 구민자HAI Bo 하이보_ISHIUCHI Miyako 이시우치 미야코JUNG Yeondoo 정연두_MIZUKOSHI Kaeko 미즈코시 카에코PAN Jianfeng 판 지엔펑_SAWADA Tomoko 사와다 토모코SONG Hyunsook 송현숙_TSUBAKI Noboru 츠바키 노보루TU Weicheng 투 웨이청_WON Seongwon 원성원

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삼국은 지리적인 인접성으로 인하여 역사와 문화 전반에 걸쳐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을 뿐만 아니라 그 어느 국가들보다 서로 이해관계의 뿌리가 깊다. 그리고 그 깊은 뿌리만큼이나 삼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오랜 기간 동안 전쟁과 평화를 거듭해오면서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풍경 뒤에는 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풍경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러한 문제들은 비단 한, 중,일 삼국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인접국가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국제관계에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이웃국가간의 평화를 지키내려는 서로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 따라서 모처럼의 이번 삼국전시주제는 민감한 역사나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보다 인간적이고 인본적인 전시 주제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무겁고 어두운 주제, 냉소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지양한 밝고 긍정적인 주제로서 '그리움'을 선택했다. 인간은 누구나 어떤 그리움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그 선한 그리움이야말로 행복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직접적으로 행복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행복으로 이끌어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비현실적 가치이며 불행은 현실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리움은 적어도 행복에 가까운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한편, 그리움이란 주제는 기억을 다룬다는 점에서 과거 지향적인 인상을 풍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보편적으로 과거에서 소중하게 느껴졌던 가치가 인간이 현재나 미래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상반된 가치라는 점이다. 가령 인간이 보편적으로 그리워하는 것은 고향, 친구, 어머니, 첫사랑 등등 이며, 현실이나 미래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부, 성공, 명예 등으로서, 순수와 행복: 이기적인 욕망이 대립되는 모순이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질적인 가치와 비물질적인 가치의 대립이다. 따라서 전시주제 '그리움'이 현대인이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고, 현대인의 욕망을 정화하는 카타르시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또한, 이번 전시를 더욱 의미있게 하기 위해 삼국현대미술이 공동으로 처해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거기에 대한 대안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현대미술이 서양미술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과 동시에 동아시아 삼국미술의 정체성 내지는 과거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가치나 장르들이 지난 몇 십 년간 동안 무가치하게 버려지고 단절되는 것을 목격해왔다. 바로 삼국전통예술의 근간인 산수와 시,서,화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인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러한 고유가치들을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살려낼 것인지를 새롭게 시도하고자 한다. 더불어 '그리움'이란 주제가 매우 시적인 주제인 만큼, 시각적인 것과 언어적인 표현 관계를 접목시키고 사회적, 철학적으로까지 조명해 보고자 한다. ● 결국 따뜻한 휴머니즘의 부활, 동아시아 미술적 가치들의 재조명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선희

https://neolook.com/archives/20110725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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