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1st met Douglas Park in 2006,
at AIR, in the former lock-keeper´s house of the harbor of Antwerp, where
Nayoungim and I were granted a studio for a season. A rather gothic building, in a post or
actively industrial location, on the border between the old and new harbor,
next to a still working and busy watergate.
Later on, Douglas described the location, atmosphere and experience in
retrospect as being “a dreamlike, but real and credible environment, seemingly
middle-of-nowhere, whilst very much next door to the main city. A place I
already knew well, having stayed there several times since the early 00's,
during renovation and building work.” DP
stayed in a sparsely furnished room on the upper floor.
The first conversation I
remember with DP was an inquiry about his daily diet, due to concern and
curiosity about his rather slender physique.
He smilingly lifted his index finger and answered in his melodious
baritone voice rising to crescendo, “I only drink and do not eat and will
finish by slipping through the cracks in the floor…” Not for the last time, I was surprised by the
pedantic and precise manner of speaking, intermingled with inventive wordplay,
which is so common to him. To my delight
he did not tire to repeat this statement very voluntarily as soon as he lay
eyes on me over the following few weeks.
Even though I caught him a few times preparing solid food.
Since early on, DP had an
insatiable interest in art and art history.
Whoever converses with him for more than a few moments might experience
that DP´s memory is inexorable if triggered and totally recalls some of his
arcane historical fact. For example: the
not so well known at all, maybe no longer existing, just undisclosed, or simply
rotting away, in some classified folder, still falling under the seal of
official secrecy, but soon hopefully to be published, and realized project,
which Robert Filliou claimed to have or is said by some to have undertaken
during his time spent working for the UN Reconstruction Department in Seoul, in
the 1950s. Perhaps, we might never know.
Despite known influences, the
idiosyncratic amalgam of Park´s work spans from
journalism to poetry, from art criticism to curation, from essays to
acting, and to an abundance of recitals, which he reduces down into a
summarized definition or downright stub, whilst also entered into and recorded
as an ever-updated and growing, already extensive and multi-categorical
biobibliography.
In order to get an impression
of the consistency of DP´s work, I am careful to quote Clemens Krümmel
analyzing DP´s recital form as follows: “The paratactic approach that he uses
when he reads out, to not only expand into the notional and phatic spaces that
speech offers, but also to line up words, the sound, their facture, their
texture, like pearls on a shaky string - in TIME. I claim that it is a
meaningful component of his mastery to make words sound like something
extremely equivocal and even fishy. It always remains a speaking act, not in an
emphatic sense (in which articulate speech always only appears as a tool of
empowerment of a subject), but rather in the sense of speech as a tool of
caution. By taking out, or leaving out, most syntagmatic grammatical elements
that usually regulate the economy of power in spoken and written language,
especially in Western languages, by avoiding larger sentence and sub-sentence
constructions, he carves out of language what really makes it tick, what really
gives it its power over people: the incredible situational power of the continuously
moving and elusive present, the ungraspable present tense of time-space.”
More often than not, considered
strange or at least a defiant, mysterious and wildly eccentric personage, by
his less unforgiving contemporaries; he is an artist and figure to be
considered in the historic line of the tradition of a James Ensor, William
Blake or even an Aleister Crowley (but without the latter’s character and
actions, of course). Eccentricity is
often associated with genius, intellectual giftedness, or creativity. People may perceive DP's eccentricity as the
outward expression of his unique intelligence or creative impulse. In this vein, some of DP´s habits are
incomprehensible, not because they are illogical or the result of
irrationality, but because they stem from a mind so original that it cannot
conform or be confined to societal norms. During a light lunch on the first day
in Seoul after the shooting of the documentary “Mr. Park D.” on Jeju Island he
described his frame of mind as such: “Usually, when I am staying somewhere
strange to me and something is about to happen like a meeting or a project or a
journey, I keep falling in and out of sleep and dreams; and reality and the
immediate environment sort of becomes what I call “reality-warps”; they sort of
cut-up and exchange and there is much interplay and hybrid between them.”
The following book attempts to
show and honor the wide range of DP´s creativity, transferring how it was
presented as an “Itemized Miasma”, during the ‘Douglasism’ Festival, in Seoul,
in 2013.
The term “Douglasism” derives
from an event called “Douglasisms” which commemorated the 33rd birthday of DP,
and was initiated by the London-based collective, Decima, with an artwork of DP
by the late Piers Wardle (aka: Lewis Draper) at the Gallery Upstairs in London
in 2005.
Kim Kim Gallery appropriated
this “great” title to embrace the totality of DPs work, collaborations with DP
and DP related work and material.
Special thanks go to Rut Blees
Luxemburg, Keef Winter and Tom Fox for producing the ‘Greatest Hits’ CD, of
works, chosen and recited by DP himself, which may be found in the back of this
book you are holding now, as well as to Cel Crabeels, who realized a
documentary about and with DP, however improbable the outcome and against all odds,
following DP´s every step through the tropical island of Jeju, from public
recital and autographing at tourist-trap waterfalls, then on-set shooting
sessions, to a smoky motel room delirium climactic rant. Special thanks go to Sonia Dermience from Komplot,
Brussels, and writer/curator Damien Airault from Paris, for all their active
support and personal involvement; all those who contributed to this show, such
as collaborators, galleries, collectors; the people from Workroom Press, who all made this publication possible; then, finally, of course, last
but by no means least, Douglas Park, himself.
Gregory Maass
2014
서문
내가 더글러스 파크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A.I.R에서였다. 당시 나와 김나영은 앤트워프 항구의 옛 수문지기의 집을 개조한
스튜디오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소 고딕풍의 그 집은 활기찬 산업 지역 내, 옛 항구와 새 항구 사이의 경계에 있었고, 옆으로는 수문이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훗날 더글러스는 그곳의 분위기와 경험을 회상하며 묘사하기를, “수문지기가 살았었던
낡은 집이었지. 기계식 다리가 작동했던! 그리고 항구 안이었지.
도시 중심 바로 옆이면서도 마치 먼 외진 곳 같은, 부엌 창밖으로 군함이 보이는
꿈같던 환경이었어.” (1) 당시 더글러스는 가구가 간소한 위층 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의 첫 대화는 그의 식생활에 관해서였다. 꽤 호리호리한
그의 체격에 호기심이 들고 걱정도 됐기 때문이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검지를 들어 올리고는 듣기 좋은 바리톤
목소리를 점점 높이며 답했다. “나는 오직 마실 뿐, 먹지 않으니 언젠가
방바닥 틈새로 스며들어 끝장이 나겠지......”(2) 아무렇지도 않게
재치 있는 말장난을 지어내는 그의 현학적이면서도 정확한 말투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기쁘게도 이후
몇 주 동안 나를 만날 때마다 그는 싫증을 내지 않고 이 말을 자발적으로 반복했다. 식사 준비하는 모습을
나에게 몇 번 들켰으면서도 말이다. 근래 더글러스는 이 일화를 내 과도한 상상의 산물로 치부해버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실제로 일어났던 일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더글러스 파크는 빅토리아 시대의 은판 사진에서나 볼 법한 곱슬머리와 각진
턱을 가진, 체격은 왜소하고 성격은 내성적인 사람이다. “나는 아무래도 과거의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 현재로 뚝 떨어진 사람인 것 같아. 조금은 시대에 뒤떨어졌거나 그럭저럭
적응하고 살아남아, 보다시피 지금의 현실, 예술, 생활, 정치, 사회, 뭐 이런 것들에 어울려 사는 중이지.”(3)
일찍부터 더글러스 파크는 미술과 미술사에 무한한 관심을 보였다. 잠깐이라도 그와
대화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알 수 있는 사실은, 그의 기억은 방아쇠가 한 번 당겨지면 거침이 없어,
신비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완벽하게 떠올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어쩌면 더는 존재하지 않고, 비밀에 부쳐졌거나, 공무상 비밀로 관리되는 문서철 속에서 삭아 없어지는 중일지도 모르지만, 곧 발표되어 햇빛을
볼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1950년대 초 로베르 피유가 한국전에 참전한
UN 공병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착수했다고 주장했거나, 그렇게 소문이 난 프로젝트
같은 것 말이다. 결국,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겠지만.
“난 소싯적부터 좀 그랬어. 아카데믹한 연구 중 오락적인 것들, 심지어 현실 도피적이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나도 모르게 끌리는 경향이 있지. 미학적 마취제!
미술사에 관심을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거야. 미술은 그 어느 것, 아니 모든 것에 관련되고, 모든 것을 다루고 포함하는(최소한, 포함’할 수 있는’) 특정한 주제, 혹은 영역이니까. 광범위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영역이겠지.” (4)
영향의 원천이 일부분이 알려져 있다고 해도, 여전히 너무나
특이한 혼합물인 더글러스 파크의 작품은 저널리즘에서 시, 미술 평론에서 기획, 글쓰기에서 연기에 이르기까지 두루 걸쳐져 있다. 그리고 낭송회도 많다. 그는 요약된 정의, 혹은 그저 한 토막일 뿐이라며 일축하지만, 광범위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진 그의 이력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며 성장하고 있다.
그의 작품의 일관성을 보기 위해 클레멘스 크뤼멜이 분석한 낭송회의 형식을
조심스레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가 낭송할 때 사용하는 병렬적인 방식은, 스피치가
제공하는 관념적이고 의례적인 공간들로 확장하기 위함일 뿐 아니라 단어, 음향, 기법, 질감을 일정한 리듬으로 흔들리는 줄 위의 진주 알들처럼 나열하기 위함이다.
나는 이 방식이, 단어들을 극도로 모호하고 심지어 수상하게까지 들리게 하는 데 통달한
그의 능력에서 의미 있는 요소라고 주장한다. 말하는 행위는 늘, 단호함(명료한 발화는 항상 대상에 힘을 부여하는 도구로 쓰인다.)보다는 오히려 경고의 도구로서의 언어에
남아 있다. 음성언어와 문자언어(특히 서구의 언어에서)에서 권력의 경제를 조절하는 가장 통합체적 문법 요소를 제거하거나 빼놓음으로써, 복문 구조를
피함으로써, 그는 언어를 반응하게 만드는 것, 언어가 사람들에게 힘을
행사하도록 하는 그 무엇을 언어를 통해 만들어낸다. 믿을 수 없는 상황적 힘, 지속해서 움직이며 교묘히 빠져나가는 현재의 믿을 수 없는 힘, 시공간이 잡히지 않는 현재 시제
말이다.”(5)
더글러스 파크는 이상하다고, 적어도 반항적이고
신비롭고 걷잡을 수 없이 기인이라고 평가받는다. 덜 혹독한 비평가인 요즘 사람들에 의해서조차 자주.
그는 벨기에 화가 제임스 앙소르, 윌리엄 블레이크, 심지어 알리스터 크로울리(물론 그의 극도로 불쾌한 성격과 행동은 빼고)의 전통을 잇는 역사적 계보 속에서 파악되는 작가이자 인사다. 기행은 종종 천재성,
지적 능력, 혹은 창의력과 연관된다. 그의
기행을 특유의 지적 능력이나 창의적 충동의 표출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런 기질은 이해하기 힘든 더글러스 파크의
어떤 습관들, 비논리 혹은 비합리의 결과가 아니라 대단히 독창적인 발상에서 시작되어 사회적 규범에 따르거나
거기에 한정될 수 없으므로 빚어진 것이다. 제주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온 날 점심 중 “Mr.
파크 D."는 제주에서의 심리 상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낯선 곳에서 묵거나, 미팅, 프로젝트,
여행 같은 일을 시작할 무렵이면, 난 잠과 꿈에 빠졌다 깨어나기를 반복하지.
그리고 현실과 당면한 환경은, 뭐랄까. 나는
‘현실-왜곡’이라고 하는데, 절단되고 교류하는, 그 사이엔 많은 상호작용과 혼합이 있지.“(6)
이 책은 2013년 서울의 ‘더글러시즘 페스티벌’에서 “불온한 공기”로
표현된 더글러스 파크의 폭넓은 창의력을 제시하고 경애하고자 함이다.
‘더글러시즘’의 어원은 그의 서른세 번째 생일을 기념한 ‘더글러시즘들’이라는
이벤트에서 유래한다. 런던에서 활동한 콜랙티브 데시마(Decima)가2005년에 기획한 이 이벤트는 고 피어스 워들(영국의 멀티미디어 작가이자 음악가.
1960~2009년)이 그린 더글러스 파크의 초상화를 걸고 런던의 업스테어즈 갤러리에서
열렸다. “1일 이벤트였던 ‘더글러시즘’은 슬프게도 몇 년 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사망한 피어스 워들(가끔 자신을 ‘루이스 드레이퍼’라 불렀던)에 의해 만화로 제시되었다. 하지만 ‘더글러시즘’은 사물과 내가 고안한 문장들, 혹은 내가 전용한 기성의 언어,
소통, 혹은 글쓰기에 기반을 둔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은 만화의 말풍선을 채워 저마다의 ‘더글러시즘’을 제안한 것이 더글러시즘의 유래다: 더글러시즘과 2005년 1월 23일 더글러스 데이를 지칭.”(7)
“‘더글러시즘들’은 여러 의미와 목적을 위해 더글러스 파크 스스로 만들었거나 사용한 말이다. 킴킴 갤러리는 더글러스 파크의 작업 전체, 동료 작가들과의 협업, 그리고 그와 관련된 작업과 자료 모두를 포괄하기 위해 이 ‘위대한’ 제목을 전용했다.
이 책과 함께 발간된 ‘Douglas Park Greatest
Hits’ CD를 위해 그의 가장 중요한 텍스트를 엄선한 런던의 루트 블레스 룩셈부르크와
키프 윈터, 더글러스 파크의 낭송 녹음을 담당한 톰 폭스에게 감사한다.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나올까에 대해 의심스러운 상황이 연속되는 중에 아열대 섬 제주의 바가지 관광지에서 열린 더글러스 파크의 낭송회와 사인회, 세트 촬영장,
시끄러운 섬망과 스모크로 가득했던 모텔 방까지 그를 매 순간을 쫓으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셀 크라빌스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브뤼셀 콩플로의 기획자 소니아 데르미앙스, 파리의 미술 비평가이자 기획자인
다미앙 애로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에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더글러시즘 페스티벌이 가능하게 도움을 준 모든 이들, 협업 작가들,
미술 기관들, 자료 제공자들, 워크룸 프레스,
이 책이 만들어지게 도움을 준 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론, 그 누구보다 중요한, 더글러스 파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4년
그레고리 마스(킴킴 갤러리 공동 디렉터)
(1) [코너 스테이션 인터뷰]에서 발췌, 2013.
(2) 기억의 인용
(3) [코너 스테이션 인터뷰]에서 발췌, 2013
(4) [코너 스테이션 인터뷰]에서 발췌, 2013
(5) 클레멘스 크뤼멜의 강연 비디오
[Speech is matter]에서 발췌, 2013
(6) 셀 크라빌스의 영화 [Mr. Park
D.]에서 더글러스 파크의 말 인용, 2013
(7) [코너 스테이션 인터뷰]에서 발췌,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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