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휴
2017. 5. 17.(수) - 2017. 6. 13.(화)
https://brainmedia.co.kr/BrainLife/19789
조혜진 작가는 사물에서 시작되는 예술적 실천을 탐구하고 제시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접하는 대상으로부터 묻어나는 현실적인 면을 추적하고자 리서치를 통해 그 사물이 지닌 다단의 층을 습득, 파악하고 조사하는 소위 인풋(input)의 태도와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프로젝트 혹은 입체작업으로 새롭게 보여주는 아웃풋(output)의 과정을 거친다. 리서치로 수집한 데이터에서 작가는 사물이 내포하는 사회, 문화적인 의미나 경제적인 시스템의 흔적을 찾아내 일련의 사물을 단순한 기능적 요소를 넘어 이차적인 의미 작용에 의해 존재하는 사물, 즉 사회학적 오브제로 변화시킨다. 제작한 작업들은 기능적, 형태적, 구조적 분석 속에서 사회 구조와 맞물려 발생하는 지점들을 해석하여 대상화한다. 사물의 크기, 소재, 기능 혹은 사용되는 방식 등에서 작동하는 잠재적인 요소들로 응축된 현실의 실재를 제시한다.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아트스페이스 휴는 ‘새로 만들기; 문서들’, 조혜진 개인전을 5월 17일(수)부터 6월 13일(화)까지 개최한다. ‘새로 만들기; 문서들’은 도슈로(とうしゅろ, 당종려唐棕櫚를 뜻하는 일본어, 플라스틱으로 만든 종려나무 모양의 잎을 뜻하기도 한다.)에 관한 다수의 실용신안등록 문서로부터 전개된다. 작가의 실용신안등록 문서에 관한 특유한 관점으로부터 나온 재조합된 문서들의 조합과 드로잉, 입체작업으로 연출된다. 전시공간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맵핑은 사물들의 위상을 다른 사물과의 관계를 통해 인식하게 함과 동시에 현실공간 속에서 체계화된 인공물의 형태구성에 대한 원인을 보여주는 하나의 창구로 작동한다. 도슈로의 실용신안은 잎의 처짐 현상, 제조공정의 효율화, 비용 절감, 용이한 운반 취급 등의 개선을 위해 다양하게 등록되었다. 문서의 여러 도슈로는 지속되는 수요에 최적화된 가성비를 위해 자본주의에 알맞는 사물을 향해 나아간다. 작가가 보여주는 문서와 구조물은 소비의 사회를 암시하는 결과이자 증거물로 읽힌다. 사물이 일상에서 소비되는 형식으로서의 문서와 좌대위에서 조각의 무게감을 내포하는 것처럼 보이는 입체 작업 간의 배치는 사물로부터 전개되는 여러 개의 함수를 서로 얽히게 한다.
아트스페이스 휴 최형우 큐레이터는 "관상용 열대식물을 각목으로 재가공한 모습이나 종이컵의 생산과 유통망에 대한 재제지 등과 같은 프로젝트와 입체작업들은 당시 환경에 의해 변화된 사물의 형태, 인간행위와 관계된 기능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드러난다. 사물의 크기, 소재, 기능 혹은 사용되는 방식 등에서 작동하는 잠재적인 요소들로 응축된 현실의 실재(the real)를 제시한다."고 말한다. 글. 정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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