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 2016_색각이상(色覺異常) : 피의 온도 展

과학예술 융복합 전시
2016.12.13-21 _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무한상상공간 (교육동 2층)
2016.12.22-27 _ 국립부산과학관
2016.12.29- 2017.1.16 _ 코엑스 전시홀
http://gas2016.com


MMCA Art Fab Lab, Seoul
Dec. 2016
photos by Jipil Jung

 GAS 2016 _색각이상(色覺異常) : 피의 온도 展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2016년 과학 융합형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사업(GAS 2016)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공모에 의해 선정된 5팀의 과학 예술 융·복합 작품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예술이 (과학) 기술에 영감을 주고 기술이 예술의 창의적 발상을 결정하리라는 상호 -침투적 예견은 현재의 시점에서 보자면 동시대 예술의 근간을 구성하는 당면한 과제이자 요 구가 되었다. 그러나 융합의 당위를 넘어 현실의 구체적 예술 형태들을 들여다보자면 그 경계 가 모호하여 예술의 범주 속에서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발견되고 한다. 이는 과학 분야가 지 닌 보다 전문적인 지식의 층위가 예술의 감성적 언어와 적절히 부합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이에 본 전시는 과학과 예술의 다양한 의미 해석체로서 ‘피(혈액, Blood)’를 제시하고자 한다. 피는 보편적으로 생명의 본질이자 그 자체로서의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는 단어이다. 과학적으 로 피는 혈관을 통해 온 몸을 돌면서 산소와 영양소 등을 공급해주는 동시에 노폐물을 운반하 여 신장을 통해 배설시키는 주요한 요소이지만, 예술에서는 과학이 추구했던 분석적 필요를 뛰어넘는 생명과 혈통, 유전적 정보이자 진화의 매개체로서 등장해왔다. 다만, 이러한 접근과 해석이 인간이라는 주체 속으로 제한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전시의 제목인 ‘색 각이상(色覺異常) : 피의 온도’는 과학적 분석의 대상이자 보편적 인간을 초월한 생명 순환의 매개체 혹은 공존의 상징으로서 ‘피’를 간주할 것이다. 특히 보편적으로 (인간 혹은 동물의) 혈액 색채로 지시되는 붉은 색과 더불어 식물의 혈액색인 녹색에 관한 접근을 통해 혈액의 색 온도로 야기되는 감정적 차원과 동식물을 아우르는 포괄적 의미로서의 공존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5팀, 12명의 작가는 과학적이면서도 예술적인, 분석적인 동시에 감각적인 시 선으로 전시의 주요한 소재인 ‘피(혈액, Blood)’를 사유한다. 킴킴갤러리(김나영, 그레고리 마스, 박수지)의 작품인 <홀 블러드 Whole Blood>는 생명의 순환과 유동성이라는 피 의 특성을 물이 흐르는 크리스탈 분수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전시의 중심 주 제인 피, 혈액은 이 작품을 통해 보다 감각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또한 강박적으로 부유하는 혈액형 신화를 분수를 둘러싼 네 개의 기둥을 통해 폭로한다. 반면, 정지필, 전혜정, 권순왕으로 구성된 <혈의 생>팀은 동명의 작품을 통해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 서 탈피하여 자연과 공생하는 수평적 세계를 드러낸다. 모기에게 뜯긴 인간의 피가 씨앗을 발아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고 이러한 자양분이 인간의 음식 문화와 다시금 연동되어 이들이 만드는 순환적 생태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순환적 생태계와 공존에 관한 문제제기는 랩스튜디오(김태연)의 작품 <인공의 섬 Island of A-life>을 통해서도 드러 난다. 엽록체를 통해 식물의 혈액을 은유적으로 상징하는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숨결 에 의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녹색 빛의 순환을 가시적으로 경험한다. 전시되는 식물은 작가 와 애기장대의 DNA가 합성하여 증식하는 생명체로서 결국 인간과 자연(식물)의 공존 및 관계 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소수빈, 장인희 작가로 구성된 김소장 실험실은 마치 우리의 자연 생태계의 일부를 전시장에 옮겨놓은 듯한 아카이브 설치 작품 <새로운 공-존 시스템> 을 선보인다. 고려대 생태연구소의 외래종 가시박 연구를 토대로 가시박의 유입이 국내 생태

계에 미친 치명적인 영향을 제로섬 게임이라는 관객 참여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설명한다. 관 객들은 자신들의 참여에 의해 연동되는 결과치의 프린트를 받으며 결국 이러한 생태계의 참여 자로서의 자신을 경험한다. 마지막으로 그린 블러드(김지수, 김선명, 이다영)의 작품 <페트 리코(petrichor)>는 식물과 소통하는 돔 형태의 공감각적 인터렉티브 설치 작품이다. 페트리코1)라는 작품의 제목은 그리스어로 ‘돌’을 의미하는 ‘페트라(petra)’와 신화 속 신들 이 흘린 ‘피’를 의미하는 ‘이코(ichor)’를 합친 것으로서 식물의 발아과정에서 분출된 기름 이 비와 함께 자연에 섞여 내는 냄새를 의미한다. 작가들의 이러한 시도들은 우리(인간)의 피, 혈액에 관한 시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붉은 색으로 각인된 피의 상징적 이미지는 전시를 통해 녹색으로 대변되는 자연의 혈액으로 새롭게 수렴되며, 녹적(綠赤)의 구분을 뚜렷하게 하 지 못하는 우리의 인식과 사유의 한계를 드러낸다. 

전시기획: 유원준, 배혜정
work in progress
Seojong
Dec.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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