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새로운 시작: 문명 전환과 다성적 민중적 - 리얼리즘을 감각하다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자연생태계, 인간생태계, 사회생태계의 전 지구적 다중 위기, 문명의 전환기에서 '그림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시로 펼쳐진다. 26명의 작가가 출품한 전시 '그림의 새로운 시작 : 문명 전환과 민중의 다성적 리얼리즘 감각하기' 전시회가 문화연대, 희망읽기 공동 주최, (사)시민자치문화센터 주관으로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삼육빌딩에서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 팬데믹은 물론 자연생태계 사회생태계 인간생태계의 위기가 악순환으로 치닫는 문명 전환기와 마주하며 그 대안으로 '그림에 대한 인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통한 그림 이야기의 새로운 결합'을 제안한다.

 

그동안 작가들이 암묵적으로 실천해온 감성적 다성적 민중적 리얼리즘의 복합적 의미를 인지생태학적으로 해명해 사회화하려는 시도다. 그리는 행위에 내재한 감성적 활력과 현대미술의 권위와 시대의 모순에 맞서는 비판적 지성을 언어의 유희를 통해 대화적으로 연결하는 다중지능 네트워크의 역량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전시회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민중미술을 역사적 아방가르드와 작가주의의 틀에 가두는 미술사적 평가에서 벗어나, 오늘의 문명 전환을 위해 대안을 제시하는 생동하는 그림 이야기의 역사지리 인지생태학적 가치로 새롭게 감각하고 공감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80년대 민중미술은 전시장 바깥의 가두시위나 민중적 삶의 현장과 결합했다. 현대미술 제도가 강제로 분리시킨 그림과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기도 했다. 양자를 탁월한 유머와 해학으로 결합한 작가들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민중미술의 넓이와 깊이를 헤아리는 디딤돌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작가가 그 특징을 잘 구현했는지를 따지는 미술사적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오늘의 문명 전환의 분기점이 환기시키는 그림 이야기의 역사지리 인지생태학적 가치, 손으로 그리는 행위에 내재한 역동적인 감성적 활력, 현대미술의 권위와 시대의 모순에 맞서는 비판적 지성 이를 자유로운 언어의 유희로 연결하는 다중지능 네트워크 역량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그림과 이야기의 결합의 새로운 시작은 무엇일까? 그림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시동을 걸고 민중미술 작가들이 수십 년간 암묵적으로 실천했지만 그 의미가 충분히 사회화되지 못한, 감성적 리얼리즘과 넓은 세상 이야기를 그린 민중적 리얼리즘을 명시적으로 새롭게 결합하자는 선언이다. 

이는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그림으로 펼침으로써 개인의 개체발생적인 다중지능 네트워크를 사회적인 계통발생의 네트워크와 선순환시키는 혁명적 전환을 뜻한다. 

사회 체계가 안정된 시기의 예술은 지배적인 생산관계의 재생산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갈등과 고통을 카타르시스로 순화함으로써 제도적 지위를 부여받는다. 창작의 내용과 표현이 원자화된 개인들의 단성적인 독백에 치중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오늘과 같은 문명사적 이행기의 예술은 시스템이 요동쳐 발생하는 공백 속에서 자유로워진 개인들을 사회적 개인들로 연결한다. 흩어진 개인들을 역동적인 링크로 연결하는 척도 없는 네트워크. 이로써 창작의 내용과 표현은 대화적 다성적 민중적인 성격을 취하게 된다. 

오래 전 동굴벽화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동안 민중 그림 이야기 세상은 만났다 헤어짐을 반복했다 이제 거대한 문명 전환의 시기를 맞아 이 네 가지의 새로운 만남을 촉진해 보자. 

이 전시회는 26개의 신(scene), 11개의 시퀀스(sequence), 3개의 막(act)의 독특한 형식으로 한 편의 영화처럼 전개된다. 

26명의 민중미술 작가가 참여한다. 민중미술에 대한 문화이론가, 사회운동가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의 기획과 이야기꾼 작가 유진화가 펼쳐내는 그림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30715343136373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