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속의 만화, 만화속의 미술 Comics in Art, Art in Comics

2003년 3월 8일 - 6월 30일
장소: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1, 2전시실, 로비, 현대미술갤러리, 옹기갤러리, 시청각실

‘미술’과 ‘만화’의 행복한 만남이 시작된다. 미술과 만화가 소통하는 현상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시대 문화의 다양상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 만화 캐릭터를 차용하거나 만화적 양식과 기법을 공유한 미술작품과, 미학적인 면이 두드러지면서 한국 만화의 역사를 개괄할 수 있는 만화의 컷들이 함께 전시된다. 중견작가 및 젊은 작가 총 66명의 작품 84점이 선보이는 본 이번 전시는 <우리시대의 도상학> <말하는 형상> <칸과 칸 사이> <풍자·상징·기호> 네 가지로 구성되며 작가들의 애니메이션도 상영된다.


exhibition invitation


만화와 미술이 소통한다

오글오글 고물고물 벌레처럼 구불텅거리는 인간군상이 칸 하나 하나를 메웠다. 춤추고 날뛰는 디스코텍, 노름에 정신이 팔린 밀실, 엄숙하게 둘러앉은 회의장… 천태만상 인간사가 검은 선으로 나뉜 공간마다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박물관(관장 윤난지)에서 열리는 '미술 속의 만화, 만화 속의 미술'은 화단의 이런 흐름을 읽는 기획전이다.
주재환. 안규철. 이동기. 최호철. 김순기씨 등 미술가들과 김산호. 임창. 이현세. 박재동. 김수정씨 등 만화가 66명의 작품 84점을 한자리에 모아 대중매체시대에 만화와 미술이 소통하는 여러 모습을 살폈다.
전시는 크게 네 분야로 이뤄졌다. 첫째는 흔히 캐릭터라 일컫는 만화 주인공들의 이미지와 도상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묶은 '우리 시대의 도상학'이다. 미키마우스와 아톰을 뒤섞은 '아토마우스'의 작가 이동기, '땡이'로 이름난 임창의 작품 등이 선보인다.
둘째는 만화의 특성으로 꼽히는 그림과 말의 결합 또는 작품의 얼개가 이미 이야기를 품은 '말하는 형상'이다. 만화가 신동헌, 상상 속 생물을 창조해 이야기를 꾸미는 최우람씨 등이 이 부문에 속한다. 셋째는 만화 고유의 형식미라 할 '칸과 칸 사이'다. 이야기를 이어가면서도 그 틈새에서 시간과 공간의 여백 구실을 하는 칸의 미학을 주재환. 이두호씨 작품으로 뜯어본다.
이 전시가 내리는 결론이라 할 넷째 주제는 '풍자.상징.기호'다. 가볍고 재미있으며, 억압된 욕망과 금기를 깨뜨리는 만화의 힘을 정운경. 박재동. 최호철. 이희재. 주완수씨 만화에서 찾는다. 10편의 애니메이션을 덤으로 볼 수 있다.
전시에 따르는 행사도 풍성하다. 4월 12일 오후 1시부터 박물관 시청각실에서 '현대미술과 만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리고, 박물관앞 뜰에서는 5월 3일 오후 1시부터 '만화가와 함께 만화그리기'와 3~5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캐릭터 수공예품을 전시.판매하는 '아티스트 벼룩시장' 행사가 펼쳐진다. 또 전시기간 중에 박물관 3층 휴게실에 만화방이 설치돼 다양한 만화를 볼 수 있다. 
정재숙 기자


exhibition catalog
미술속의 만화, 만화속의 미술 
2003년 이화여대박물관 발행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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