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_김경희 || 편집인_심상용 || 편집장_정형탁 || 잡지(계간) || 210×287mm, 128쪽 || 2013년 11월 10일 발행 || ISSN: 2092-8610 || 10,000원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을 갖게 되었을 당시 우리는 그곳이 한국미술 세계화의 거점이 되리라는 기대와 한국의 문화적 역량에 모두 감격스러워 했었다. 2000년대 중반 세계미술시장의 호황과 함께 한국작가의 작업들도 호가를 달리자 한국미술이 금방이라도 세계적인, 국제적인 입지를 가질 듯 흥분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를 한국미술의 국제화 거점"으로 삼자는 미술계 인사의 주장은 반복되고 문화에 대한 국가적 비전은 여전히 세계화이다.
문제제기는 관례적이고 슬로건은 상투적이다. 그럼에도 왜 또 문제와 비전이 제기되는가? 간단하고 당연한 이유는 한국미술의 세계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입장을 취하던 거의 모든 세계화 논자들이 동의하는 세계화 논의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시공간에 대한 경험의 질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전 지구가 연결되었다고 여겨지자 상품도 재화도, 사람도 그리고 문화와 유행도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다. 네트워크는 소유와 독점을 낡은 것으로 만들었고, 집단지성의 출현을 목격케 했고 시공의 한계를 사라지게 했다. 국경은 민주화되었고 영토적 권력의 중심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국경을 넘었듯이 문화와 예술은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그 이동의 효율성을 증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흐름과 문화변동이 무한히 자유롭고 자율적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화는 단순히 세계를 연결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주권 정치와 자본주의를 재구성함으로써 세계질서에 변화를 가져왔다. 근본적으로 경계나 한계를 갖지 않는 세계는 더 견고하고 효과적인 지배 장치를 등장시켰고, 세계통합을 위한 장치들은 전 세계의 교환과 교류를 더욱 효과적으로 규제하며, 일상과 감정까지 파고든다. 그 결과 경제와 정치, 문화는 점점 더 서로 중첩되고 뒤섞여 문화와 예술의 자생성과 자율성은 점점 더 희박해 진다. 그러니 국가는, 미술관은, 기업은, 상업화랑은 힘 모아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기획'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문화산업의 하나로서 K-Pop이 거둔 성과를 폄훼하려는 의도 없이,'K-'브랜드가 씁쓸한 이유는 이 브랜드를 통해 드러나는 국가의문화적 비전이 너무 협소하고 명백하다는 것이다. 2012년 카셀도큐멘타13에 한국 작가 3명이 초대되자 한국의 미디어와 미술계는 1992년 이후 20년만의 초대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카셀도큐멘타는 '가장 권위 있는' 미술행사이므로 20년만의 이 초대에 기꺼이 감사해했다. 반면 올해의 베니스비엔날레 감독이 광주에서의 연을 뒤로 하고 한국작가를 베니스 전시에 하나도 부르지 않은 것은 함께 분개해 했다. 그런데 한국미술 세계화의 과제를 그들의 인정도장으로 완수할 수 있을까?
Special Feature : 예술의 세계, 그 환영과 실체세계화는 예술(가)에게 무엇을 요청하는가_문강형준세 개의 이야기로 읽기, 세계미술의 종착역_심상용-인터뷰_구민자, 박은선, 안데스 아프리카, 국경 없는 예술가들_세브린 코조 그랑보라틴 아메리카 미술과 글로벌 미술세계_호아킨 바리앤도스세계무대 위의 영국의 젊은 미술 yBa_줄리안 스탈라브라스점거 이후_유크 후이또 다른 슈퍼 파워의 등장_박준규미술관 세계화, '교류'와 '진출'의 기묘한 조합_김혜인-한국 현대미술, 해외 진출의 역사_김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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