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한국관

the 14th International Architecture Exhibition Korean Pavilion 2014, la Biennale di Venezia

남·북한 100년 건축의 입체적 조망
베니스 비엔날레는 건축을 포함하여 미술, 영화, 무용, 연극, 음악의 다양한 장르의 국제 전시를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6월 7일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이 시작되었고 개막일에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한국관이 65개 국가관 전시 중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회는 고조된 정치적 상황 속에서 새롭고 풍성한 건축 지식의 총 집합을 보여준 특별한 성과를 수상의 이유로 밝혔는데, 다양한 방식의 살아있는 리서치로, 공간과 건축적 서사를 지리 정치적 현실 안으로 확장시켰다고 평했다.


 올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한국관은 베니스 비엔날레의 마지막 국가관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1995년도 설립 당시 그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남·북한의 공동 전시를 제안했고, 베니스 시는 이를 조건으로 한국관 설립을 허가했다. 설립 19년째인 올해에 북한 건축가가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100년간 남·북한 건축의 큰 흐름을 전시에 담아냈고, 베니스 비엔날레는 이에 황금사자상으로 화답했다.

 

 

이번 전시에서 지아르디니, 아르센날레, 그리고 베니스 도시의 다양한 곳에서 전시하는 65개국 국가들은 한가지의 테마를 공유했다. 총감독을 맡은 건축가 렘 콜하스는 모든 국가관을 아우르는 주제로 ‘모더니티의 흡수: 1914-2014’를 선정했는데, 1914년부터 2014년까지 현대화의 역사가 그것이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파괴되었고, 나뉘어졌으며, 점령되었고, 진이 빠졌으며, 정신적 충격에 휩싸였지만, 결국 살아남았다. 이번 전시는 이 두려운 한 세기의 초상화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를 규정짓는 역사적 현실은 분단일 수밖에 없다. 한국관의 주제 역시 이에 부응하여,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남·북한의 건축을 선보였다.

 

 

세종로, 서울; 사진: 신경섭, 2014; ©신경섭
이상, "오감도 시제 4호," 1934; 타이포그라피: 슬기와 민, 2014
김일성 광장, 평양; 사진: 필립 모이저, 2010; ©Philipp Meuser

 

한국관은 극단적인 대립관계에 있으면서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혀있는 남과 북이 서로 주고받은 폭넓은 건축 현상, 즉 계획된 것과 우연한 것, 개인의 것과 집단의 것, 영웅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을 아우르는 한반도의 건축 현상이 오늘 우리와 갖는 관계를 묻는다. 한국관이 선보이는 한반도는 지난 100년 격동의 세계문명사의 증상이자 매개체이며 그 주체로 등장한다. 이러한 건축적 현상들은 이번 전시에서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 ‘기념비적 국가(Monumental State)’, ‘경계들(Borders)’, ‘유토피아적 관광(Utopian Tours)’이란 네 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선보이고 있다.

 

김기찬, 서울 아현동, 1989 ©김기찬
전민조, 압구정동, 1978 ©전민조
올림픽 경기장, 서울, 1986, 사진:무라이 오사무 ©무라이 오사무

 

 

이영준, 서울 금천구, 2010 ©이영준
문훈,Ring-Ring, 2011 ©문훈
김수근, 공간사옥, 서울, 1977, 사진:무라이 오사무 ©무라이 오사무
김동세, A Construct the Koreas (Never) Made Together:Deconstructing the DMZ for the Imaginary, 2014, in assistance of NJ Namju Lee, Eleni Gianpapa ©김동세
만수대창작사, 아프리카 르네상스, 세네갈, 2010, 사진:최원준, 케브랑리 국립박물관 커미션, 2013 ©최원준
강익중,A Circle #2, 2013 ©강익중
백두산건축연구원, 류경호텔, 평양, 건설 중, 사진: 막심 델보, 2012 ©막심 델보
마크 브로사, 서울 아파트, 2014, ©마크 브로사

 

한국관 전시 커미셔너는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가, 큐레이터로는 배형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가 참여하고, 국내·외 29인의 작가가 참여해 전시를 준비했다. 

 

김일성 광장을 달리는 소녀; 크리스 마커, "북녘 사람들, 무제 #16," 1957, 뉴욕 피터 블룸 갤러리 제공
안세권, "청계천에서 보는 서울의 빛," 2004; ©안세권

 

Reconstructing Life 삶의 재건 

한국전쟁 이후, 남과 북은 국가의 재건을 위해 각기 다른 길을 달려왔다. 평양을 포함한 북한의 많은 도시는 전쟁 중 폭격으로 인해 초토화되었다. 북한은 백지 위에 주택, 공공 기관, 기념비 등을 지으며 새로운 사회주의 국가의 건설 신화를 만들었다. 옛 평양이 공중폭격으로 파괴되었다면, 역사도시 서울은 지상에서 불도저로 파괴되었다. 30년간 국가주도의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서울은 혼종(hybrid) 대도시가 되었다.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에서는 서울과 평양을 중심으로 건축과 도시재건이 어떻게 기억과 욕망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가를 엿볼 수 있다.

 

건축가 미상, 김일성 대학, 평양, 1946; 사진: 찰리 크레인, 김일성 대학, 2006; ©Charlie Crane/찰리 크레인
김수근, 세운상가, 서울, 1968; 사진: 작자미상, 출처미상
김수근, 퐁피두센터 현상공모 모형, 1971; 김수근 문화재단 제공
건축가 미상, 5.1 경기장, 평양, 1989; 사진: 작자 미상, 필립 모이저 및 평양 Foreign Language Publishing House 제공

 

Monumental State 기념비적 국가

서울과 평양은 각기 다른 성격의 기념비적 도시다. 평양은 사회주의 이상과 주체사상의 도시가 되었고, 이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건축을 정의하는 데 깊게 관여해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남한의 건축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사회적 이상보다는 경제적 힘이 작용한 결과다. 서울이 개발되어진 과정 속에서, 평양과의 체제 우위 경쟁구조는 유사한 기념비적 환상을 재현해 내기도 했다. 그리하여 남과 북의 건축은 세계 건축사에서 모더니즘에 대한 모순적 구조를 갖게 되었다. 북한에서 건축가는 사회주의 체제의 물리적 건설이라는 영웅적인 임무를 부여 받은 반면, 건축가의 작가적 위상은 최고지도자의 권위 안으로 사라졌다. 이에 반해 남한의 건축가는 개인적 창작의 이상에 고취되어 있었지만, 오랫동안 관료주의와 자본주의의 논리와 타협해야 했다.

 

 

백남준, 무제, ca. 1988, 프로젝트 DMZ; Storefront for Art and Architecture 제공
서예례, "Actor Map of Korea," 2014; ©서예례


Borders 경계들

DMZ를 포함한 남과 북의 수많은 경계는 세계에서 가장 급진적으로 중재되고, 가장 군사적이며, 가장 정치적인 경계들이다. ‘경계들(Borders)’은 남북을 분리하고 연결하는 경계에 대한 이번 전시의 건축적 관심사를 물리적이고, 개념적이며, 감정적인 것으로까지 확장시킨다. 전시에서 남북 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은 국가적 장치, 기업, NGO, 종교와 교육단체 등이 서로 얽혀 상호 연결된 복잡한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DMZ라는 물리적으로 철저히 분리된 공간도 침투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힘의 역학관계에 따라 미래 상호연결의 시작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DMZ는 생태학적이면서, 동시에 역사적인 분석과 예술적 개입으로 상상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가능성의 공간이 된다.

 

지동석, 5.1 경기장의 건설현장, 1988, 수묵화; 닉 보너 컬렉션 제공(베이징)

 

Utopian Tours 유토피아적 관광

‘유토피아적 관광(Utopian Tours)’은 닉 보너(Nick Bonner)의 컬렉션과 커미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1993년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그룹을 설립한 닉 보너는 이후 관광상품 개발, 영화 제작,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등 북한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년이 넘도록 고려그룹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북한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1950년대 중반에서 현재까지 제작된 북한의 판화, 동양화, 선전 포스터는 북한 스스로 주장하는 유토피아적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건축의 중요한 요소였음을 보여준다. 그는 북한의 건축가와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커미션 작품을 의뢰해왔는데, 이중 ‘유토피아를 위한 커미션(Commissions for Utopia)’은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 북한 건축가가 상상한 환경을 탐험하는 작품이다. ‘건축가의 하루(A Day of an Architect)’는 2014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만화이다.


백두산건축연구원의 익명의 건축가, 실크 공동주택, 2011, 종이에 아크릴, 닉 보너 커미션, 닉 보너 컬렉션 제공(베이징)
5.1 경기장의 건설현장, 1988, 판화, 닉 보너의 컬렉션 제공(베이징)

 http://www.seouldesign.or.kr/board/30/post/4453/detail?menuId=

소장이력
시리즈Ⅰ~Ⅳ는 2014년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한반도 오감도》를 위해 전시추진단과 디자이너 슬기와 민 등이 2014년과 2015년에 생산한 자료이다. 시리즈 Ⅴ는 작가들이 생산한 작품들의 디지털 이미지로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생산된 시기가 다양하며 디지털화 또는 인화시기는 대부분 2014년이다. 시리즈Ⅰ~Ⅳ는 커미셔너 조민석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논의 후 2016년도에 기증한 자료이며 시리즈Ⅴ는 각각의 작가들이 2016년에 기증한 자료들이다. 이후 2019년도에 추가 기증된 자료가 소량 있다.
범위와 내용
2014년 6월 7일부터 11월 23일까지 2014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열린 《한반도 오감도》관련 자료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ts Council Korea)와 베니스비엔날레 재단(Foundazione la Biennale di Venezia)이 주최 및 주관하였으며 2014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추진단(이하 전시추진단)이 실행한 전시로 당시 커미셔너는 조민석, 큐레이터는 조민석, 배형민, 안창모였으며 참여작가는 알레산드로 벨지오조소(Alessandro Belgiojoso), 니콜라스 보너(닉 보너, Nicholas Bonner), 마크 브로사(Marc Brossa), 최원준, 막심 델보(Maxime Delvaux), 카롤리스 카즈라우스카스 and PLT Planning & Architecture Ltd., 김동세, 김기찬, 이영준, 필립 모이저(Philipp Meuser), 문훈, 모토엘라스티코(MOTOElastico), 피터 노에버(Peter Noever), 서예례, 임동우 등 이었다. 작가 외 아카이브 생산자로 기입된 전시추진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비엔날레 백서에서 정의하는 전시추진단과 구성원의 차이가 있다. 백서에 수록된 행정문서에서는 전시추진단을 기획단까지로 한정짓고 있지만 기증자의 의견과 관계자의 인터뷰에 근거하여 본 아카이브에서는 전시 기획 및 조성 실무를 맡았던 당시 매스스터디스 소속 일부 직원을 전시추진단에 포함한다. 국내 최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본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 폐막 후 2015년 3월 12일부터 5월 10일까지 서울 아르코 미술관에서 귀국전, 2015년 9월 10일부터 10월 17일까지 뉴욕 티나킴 갤러리(Tina Kim Gallery)에서 전시 되었다. 순회전을 위해 변형·생성된 아이템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전체 자료의 구성 및 분류는 베니스비엔날레 전시를 기준으로 한다. 대부분의 자료가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보다는 결과물에 편중되어 있어 원본자료보다 2014년도에 생산된 디지털자료의 비중이 크며 과거에 생산됐더라도 2014년도에 디지털화되거나 사본으로 제작되어 전시, 기증된 자료도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다섯가지 시리즈; 전시 도록 및 홍보물, 전시디자인, 행사, 전시개괄(인트로), 전시작품으로 구성되었는데 이 분류는 조민석이 기증한 원자료질서에 기반, 자료의 특성에 맞추어 조정한 것이다. 또한 베니스 비엔날레가 기준이기 때문에 영문에 우선하며 국문으로 옮길 시에 아르코 미술관에서의 귀국전을 위해 생산한 국문 자료와 기증자의 의견을 근거로 하고 있다. 시리즈Ⅰ '전시 도록 및 홍보물'은 2014 베니스비엔날레 전시추진단과 디자이너 슬기와 민이 생산한 홍보인쇄물로 도록, 브로슈어, 포스터 등이 있다. 시리즈Ⅱ '전시디자인'은 전시추진단과 디자이너 슬기와 민이 생산한 전시장 그래픽, 가구, 공간 관련 자료이다. 시리즈Ⅲ '행사'는 전시와 관련된 행사 자료들로 전시추진단에서 제작한 기자회견,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막식, 황금사자상 시상식, 심포지엄 등의 자료와 당시 촬영한 사진들이다. 시리즈Ⅳ '전시 개괄(인트로)'은 전시 컨셉과 설명 등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개괄/보조 자료이다. 시리즈Ⅴ '전시작품'은 전시되었던 작품 중 작가들이 기증한 작품이미지이다.
https://www.mmca.go.kr/research/archiveSpInfo.do?type=C&collect_id=1000050&museum_id=00001&archiveFla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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