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e Painting & 〈Listener〉 AI 시대의 경청
자주, 너무 많은 일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낀다. 무언가를 이해하기도 전에 다음 일이 이미 와 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린다. 회화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다. 그림을 그린 뒤에야 비로소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 알게 된다.
우리는 설명하고, 증명하고, 평가받는다. 상태 회화는 그 흐름에서 잠시 비켜 서기에 가깝다.
그림 속의 인물은 누군가를 닮지 않는다. 어떤 감각이 지나간 자리처럼 남아 있다.
대상을 그리기보다, 안에서 일어난 상태가 화면에 머무는 과정을 바라본다.
빠른 현실의 일이 마음에서 채 정리되기도 전에 겹겹이 쌓이기를 '정신적 과부하'라고 생각한다. 그 휩쓸림을 설명하거나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회화를 통해 그들이 지나가는 속도를 늦추고, 감각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
회화는 감정의 표현을 넘어, 지각과 인식의 속도를 재조정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회화는 응답이 아니라, 듣는 상태가 된다.
**〈Listener〉**는 그런 그림이다. 즉각적인 대답이 넘쳐나는 시대에,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간을 떠올렸다. 경청하는 이의 침묵 속에서, 말하는 자는 오히려 감각을 더 또렷하게 느끼게 된다.
여기서 Listener는 정보를 처리하는 존재가 아니라, 판단하지 않고 곁에 머무는 태도에 가깝다.
누군가가 말 없이 듣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스스로를 조금 더 알게 된다.
studio Im Siho, Seoul
Jan.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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