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길 Chemin de lumiere(The path of light), 1998

작가 김순기는 노자의 예술론에서처럼 ‘작위’를 지양하고 사물과 풍경의 원래 모습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바늘구멍 카메라로 담은 작업실 안팎의 풍경 사진 역시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려는’ 작가의 미학적 태도를 반영합니다. 핀홀 카메라는 오랜 시간 두어야 하며, 빛의 양에 따라서 결과가 바뀌게 되는데, 김순기는 특별한 풍광을 포착하려 애쓰지도, 유명 사진가처럼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김순기의 눈으로 보면 세상의 모든 사물과 풍경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기에 의미 있는 것과 아닌 것을 나누는 것이 무의미합니다. 또한 모든 순간이 결정적이며 동시에 영원에 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정적 순간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은 김순기가 작품에서 계속해서 탐구해온 주제 중 하나입니다. 장 뤽 낭시는 “김순기는 시간을 질료로서 경험하며, 이전과 이후, 왼쪽과 오른쪽, 어제와 내일, 해변의 끝에서 끝, 동쪽과 서쪽을 동시적인 것으로 인식하는데, 여기에서 시간은 모든 시간을 의미하며, 모든 시간은 항상 현재이다”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빛의 길, 1998, 핀홀 카메라, 아날로그 C-프린트, 173x123cm
Chemin de lumiere(The path of light), 1998, pinhole camera, analogue C-Print, 173x123cm

김순기: 게으른 구름
2019. 8. 31.(토) ~ 2020. 1.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6, 7전시실 및 전시마당

SounguiKim : Lazy Clouds
31.Aug.2019~27.Jan.2020
MMCA Seoul Gallery 6,7 and Gallery Madang
https://www.facebook.com/mmcakorea/photos/a.317498618285845/2629369947098689/?type=3&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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